상반기 10억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 청신호
한화생명이 12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로부터 ‘A1’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A1 등급은 삼성전자 및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급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한 한화생명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의 보험금 지급능력 평가등급을 전체 21개 신용등급 중 다섯 번째로 높은 A1으로 부여했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화생명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큰 생명보험사로, 우수한 브랜드와 영업력, 시장지위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날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도 한화생명의 신용등급을 ‘A+’로 부여했다. 피치의 A+ 신용등급은 무디스의 A1과 동일하다.
한화생명이 무디스와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로부터 해외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화생명은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 두 곳에 신용등급평가를 의뢰했다. 업계는 한화생명이 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연내 10억달러(약 1조600억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에 앞서 자금 조달 비용을 좀더 낮추기 위해 서둘러 신용등급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생명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뜻하는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책임준비금)으로 나눠 구한다. 분자에 해당하는 가용자본이 늘어나야 재무건전성이 좋아진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만 우선주·보통주처럼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기 5년 전부터 매년 20%씩 자본 인정액이 깎이는 후순위채와 달리 발행액 전액을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이 지난해부터 앞다퉈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업계는 한화생명이 이르면 올 상반기 내 10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화생명과 같은 A1등급을 받았던 교보생명은 지난해 7월 5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조달 금리는 3.95%로, 당시 미국 국채 5년 만기 수익률 대비 스프레드(2.09%)를 가산한 금리다. 역대 아시아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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