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활성화 대책으로 수급 개선 기대 높아
단기 급등했지만 아직 '저렴'
제약·바이오 등 중소형주로 시장 주도주 바뀌는 국면
중소형주 펀드·ETF 주목을
[ 최만수 기자 ] “코스닥지수가 단기 급등했지만 아직 상승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올해 주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성과에 대한 기대가 크고,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수급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펀드매니저·사진)은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최근 2년 넘게 시장을 주도했던 정보기술(IT)주의 실적 모멘텀이 조금씩 꺾이고 있다”며 “제약·바이오주 등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로 주도주가 바뀌고 있는 국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을 중심으로 중소형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판매가 급증하면서 패시브 자금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소형주 펀드매니저 중 한 명이다. 그가 운용하는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38%를 넘는다. 국내 중소형주펀드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팀장은 “올해 펀드에서 IT업종 비중을 낮추고 실적 개선 기대가 높은 제약·바이오주와 글로벌 진출이 활발한 게임주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주요 바이오업체들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오는 8월까지는 바이오주 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 873.05에 마감했다. 2002년 4월18일(종가 876.80) 후 최고다. 상승세가 지나치게 가파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지난 몇 년간 워낙 부진했기 때문에 앞으로 올라갈 여력이 크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미국, 유럽, 일본 증시에서도 이미 중소형주 강세가 나타났고 해외 증시와 비교했을 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충분하다고 봤다.
최근 셀트리온 신라젠 등 제약·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일각에서는 ‘거품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아직 그럴 단계까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이 급격하게 오른 것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제약·바이오주는 신약이 성공했을 때 이익이 늘어나는 규모가 과거 기업들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기 때문에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등 전통적인 잣대를 들이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 중소형주에도 주목하고 있다.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한국과 중국의 관계개선에 힘입어 기저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 팀장은 “중국인 단체관광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평창동계올림픽 등 이벤트를 계기로 엔터테인먼트, 레저, 게임주 등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밖에 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경기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조선·기계업종의 기자재, 부품주들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수급 상황도 코스닥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정부가 가상화폐와 부동산에 대해 강력한 규제의지를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시장의 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개별종목에 투자하기보단 중소형주펀드나 ETF를 활용하라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김 팀장은 “아직은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는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수급 개선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며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중소형주 관련 상품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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