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 후유증…노·노 갈등 양상
업계 2위 뚜레쥬르도 긴장
[ 심은지 기자 ] 제빵사 고용 형태를 두고 양대 노총과 정치권이 끼어들면서 논란에 휩싸였던 ‘파리바게뜨 사태’가 봉합 이후에도 후유증을 앓고 있다. 기존 해피파트너즈 노조(제3 노조)는 파리바게뜨와 양대 노총이 합의한 ‘자회사 직고용’에 반대하고 나섰다. 또 양대 노총이 교섭 노조 대표 지위를 얻기 위한 조합원 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제빵사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파리바게뜨의 합작회사 해피파트너즈 노조는 “대다수 제빵사들이 이미 해피파트너즈를 선택했는데 외부 노조와 야합한 정치권의 이야기를 듣고 자회사 전환에 합의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노조는 파리바게뜨와 가맹점주, 협력업체가 출자한 기존 합작사 해피파트너즈의 기업(단위) 노조다. 조합원 수는 800여 명이다.
유한종 해피파트너즈 노조위원장은 “사내 노조가 배제된 상태에서 외부 노조와 일부 정치인, 시민단체가 마치 ‘사회적 대타협’인 양 합의서에 도장을 찍고 웃는 모습을 보면서 한마디로 어이가 없었다”며 “대다수 제빵사가 합작법인을 선택한 이유 중에는 본사의 지나친 간섭이 싫었던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파리바게뜨는 해피파트너즈를 통해 직고용 대상 제빵사 5309명 중 85%인 4500명과 근로계약을 맺었다. 시민단체와 노조 일각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해피파트너즈를 본사가 지분 51%를 가진 자회사로 전환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사측이 받아들이면서 ‘파리바게뜨 사태’는 일단락됐다.
양대 노총 계열 노조는 교섭 노조 대표 지위를 얻기 위해 조합원 끌어모으기에 나섰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르면 사업장 내 과반수 조합원이 소속된 노조는 교섭 대표 노조로서 사업주와 단체협약을 맺을 수 있다. 한국노총 계열 노조는 조합원 가입을 독려하는 휴대폰 문자를 제빵사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민주노총 계열도 제3노조 조합원 및 비노조원 제빵사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는 파리바게뜨 사태가 일단락되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업계 2위인 뚜레쥬르가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계가 파리바게뜨에서 논란이 된 불법 파견 문제를 뚜레쥬르에도 제기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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