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연구 권위자' 미탈리포프 교수 "유전병 대물림 막는 생명연구, 규제는 해도 금지는 말아야"

입력 2018-01-14 19:10   수정 2018-01-15 05:37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대 교수

유전병 난자, 정상 난자 교체
'세 부모 아기' 연구 새 이정표
유전병 대물림 치료 눈앞

"한국 연구원 실력 세계적…지나친 규제, 인재유출 부를 것"



[ 박근태 기자 ] “생명연구에 규제가 필요하지만 금지는 하지 말아야 합니다.”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교수(사진)는 사람의 난자와 수정란(배아)을 이용한 생명과학 연구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이다. 그와 한국 과학자들은 건강한 정자와 유전병에 걸린 엄마의 난자, 정상 난자로 건강한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세 부모 아기’ 연구와 유전자 가위로 수정란에서 고장 난 염기만 골라 유전병을 고치는 연구에서 새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7~13일 한국을 찾은 미탈리포프 교수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만났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2016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자문교수로 임용돼 강은주 교수 등 병원 연구진과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치료 연구 및 줄기세포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난자에서 유전병 원인이 되는 병든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로 바꾸는 치환법(MRT)을 한국에서 실제 임상에 적용하기 위한 선행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 연구진과 함께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유전성 심장병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치료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2016년 자신의 연구실 출신인 강 교수와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난자에서 핵을 빼내 건강한 난자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엔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연구진과 세계 최초로 배아 단계에서 고장 난 유전자를 고쳐 유전병인 비후성 심근증을 치료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당시 일부 학자는 발표 내용에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추가 연구에서 처녀생식 문제를 포함한 상당수 의혹은 해소됐다”며 “관련 논문이 네이처를 통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자신을 ‘아픈 배아를 고치는 의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신생아만 돼도 수많은 세포로 분화한 이후라 병을 고치기 쉽지 않지만 배아는 겨우 세포 하나여서 치료하기 더 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연구진이 실제 성공했는지는 아직 알 길이 없지만 세 부모 아기는 현실이 됐고, 여러 연구진이 투자를 받아 협력한다면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병 환자 치료는 5~10년 안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산병원 생명윤리위원회(IRB)는 지난해 미토콘드리아 치환법을 활용한 임상 연구를 승인했다. 여전히 보건복지부의 최종 승인이 남아 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규제가 때론 과학자의 방패막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며 “생명을 다루는 연구에서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했다. 자신도 수정란 하나하나를 다룰 때 복잡한 절차와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규제가 결코 금지를 뜻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능한 과학자들은 규제를 철저히 지키면서 논문으로 승부를 본다”며 “과학계가 규제에 대해 더 공부하고 사회는 과학자를 믿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 금지가 유능한 생명과학자들의 해외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했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예전에 한국 과학자들은 매년 수백만 명이 받는 시험관아기 시술 개발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강 교수와 김 단장 같은 세계적으로 앞선 과학자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과 함께 계속해서 배아 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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