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술' 소주를 담는 병 색깔은 왜 녹색일까.
녹색병에는 '깨끗하고 독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마케팅(홍보) 전략이 숨어 있다. 경제적으로는 제조가격을 낮춰 판매량을 늘리려는 의도를 품고 있었다.
소주와 같은 증류주는 10세기경 아라비아의 연금술사에 의해 전해진 증류 방법을 통해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후기에 몽골로부터 유입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처음엔 증류식 소주였다가 19세기 이후 희석식 소주로 바뀌었다. 우리나라에 주정 공장이 처음으로 등장한 시기는 일제강점기 때였다.
당시 증류식 소주를 담은 병 색깔은 전부 투명했었다. 하지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유통 전략에 따라 녹색 소주병으로 교체, 시판된다.
하이트진로는 "친환경 이미지를 살려 녹색 소주병으로 교체해 시판된 것으로 안다"면서 "녹색병 소주가 소비자들에게 투명병의 소주보다 깨끗하고 덜 독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술병을 처음 만들면 자연스럽게 녹색 빛깔을 내는데 투명한 병이나 다른 색의 병을 내놓으려면 여분의 돈(염료 등 첨가)이 든다.
이것이 소주 제조사들이 비싼 투명병 대신 녹색병을 사용하는 또 다른 이유다. 제조 가격이 올라가면 반대로 판매량은 줄어들어서다.
그렇다면 맥주병은 왜 갈색일까.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갈색병은 이른바 '품질유지기한'을 높여준다. 품질유지기한은 맥주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기간을 표시한다.
맥주는 일반적으로 햇빛이 들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할 경우 표시된 기한 내에서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다.
맥주가 일정시간 동안 강한 빛(자외선)에 노출되면 주요 원료 중 하나인 호프의 성분에 변형이 발생, 좋지 않은 냄새와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맥주가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냄새가 나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맥주가 주로 자외선 차단률이 높은 갈색병을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색병을 사용하는 일부 제품도 있는데 이들 제품은 대부분 자외선에 안전하도록 특수 가공된 고가의 호프를 사용하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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