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유상증자에 추락하는 흥아해운… 속타는 개미들

입력 2018-01-1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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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5일 230억 규모 유상증자

업황개선 안돼 실적부진 지속
부채비율 지난해 432%

"증자 후 주당순자산 14% 감소"



[ 하헌형 기자 ] 중견 컨테이너선사 흥아해운이 공모 유상증자 방식으로 잇따라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주주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흥아해운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방식의 유상증자 공모가를 562원으로 확정, 230억4200만원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15일 공시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페어몬트파트너스와 이윤재 회장 등 대주주 측(지분율 20.39%)이 증자 배정물량의 100%(43억4900만원어치)를 인수하기로 했다”며 “조달 자금은 선박 투자에 따른 장기미지급금을 갚는 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흥아해운 주가는 증자 계획을 처음 공시한 지난해 11월14일 주당 1190원을 찍은 뒤 이날 710원까지 미끄러졌다. 신주 발행가격은 현 주가보다 20% 낮은 수준이다.

흥아해운은 2016년 4월과 12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총 445억여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한 해 300억원대까지 불어난 차입금 이자 비용을 충당하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50억원을 조달했다.

하지만 잇단 자금조달에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2016년 172억원(이하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순손실을 낸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103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2015년 말 357.3%였던 부채비율은 작년 말 432.3%까지 치솟았다. 한국기업평가는 2016년 12월 이 회사 신용등급을 투자 등급 중 최하단인 ‘BBB-’에서 투기 등급인 ‘BB+’로 한 단계 내렸다. 김봉균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선대 확충에 힘입어 외형(매출)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황이 회복되지 않으면서 수익성 개선이 더뎌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은 신주 발행으로 주식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회사 펀더멘털은 나아지지 않아 신음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작년 말 기준 1421원인 흥아해운의 주당순자산(BPS)이 이번 증자 후 1212원으로 14.7%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성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 없이 증자에만 의존하면 개인투자자들만 주가 하락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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