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인'이 거래량 1, 2위… 하루 1.6조~ 1.7조 달해

입력 2018-01-17 19:18  

가상화폐 '거품' 꺼지나

투기성 자금 몰려

"코인백서 살펴보면 투자정보·수준 기대 이하
시세만 보고 묻지마 투자"



[ 이현일 기자 ]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 폭락에도 국내 거래소에선 단기 차익을 노린 ‘잡(雜)코인’ 거래는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다. 잡코인이란 코인당 가격이 낮거나 거래규모가 주요 가상화폐에 비해 작은 가상화폐를 말한다. 거래량과 시가총액이 적고 가격이 낮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리스크는 있지만 한번 주목받기 시작하면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기성 자금이 활발하게 몰리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인 업비트에선 17일 오후 3시 기준 직전 24시간 동안 ‘에이다’와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이라는 가상화폐가 각각 1조7000억원과 1조6000억원 규모 거래량을 기록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제치고 거래규모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일반인에겐 이름도 생소한 가상화폐다.


이들 잡코인은 주요 가상화폐보다 가격 변동폭이 컸다. 에이다는 지난달 28일 코인당 500원대에서 불과 1주일 만인 이달 4일 1900원대로 치솟았다가 17일 600원대로 내려앉았다.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도 같은 기간 200원대에서 1000원대로 치솟았다가 300원대로 폭락했다.

한국인들이 사고팔며 이들 잡코인의 가격을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가상화폐 정보회사 코인마켓캡의 집계에 따르면 17일(오후 3시)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 거래의 95%, 에이다 거래의 85%는 한국에서 이뤄졌다. 다른 가상화폐인 덴트는 국내 거래가 세계 거래 규모의 78.8%를, 이오스는 59.61%를 차지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투자가 대부분 ‘묻지마’ 식으로 이뤄진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가 지난 12일 한 가상화폐의 거래를 새로 시작하자 시세 1700원짜리 해당 가상화폐가 갑자기 180만원에 거래되는 일이 생겼다. 이 가상화폐를 팔려는 이들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180만원에 내놓자 곧바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서다.

업계 관계자는 “코인들의 주요 특징과 기술적 장점 등을 스스로 공개하는 코인백서를 들여다보면 투자 정보가 부정확하고 내용의 수준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그런데도 대다수 투자자는 ‘오르는 코인이 좋은 코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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