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이자 다 내려라' 정부 맹공에 카드사 허탈…"방법이 없다"

입력 2018-01-18 14:50  



카드업계가 연이은 악재에 울상을 짓고 있다. 법정최고금리를 낮추고 소상공인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카드 수수료 추가 인하가 예고되면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 수수료 인하가 시행된 지난해 3분기 7개 전업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췄다. 매출액이 2억~3억원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1.3%에서 0.8%로, 3억~5억원인 가맹점은 2~2.5%에서 1.3%로 낮춘 것이다.

수수료 인하 효과가 모두 반영되는 4분기 감소폭은 이보다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이익 감소분이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수료를 인하한 직후 회사당 수 백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했다"며 "법정금리 인하까지 겹쳐지면 향후 감소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내달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연 27.9%에서 24%로 내려가면서 카드사들의 이자 수익 역시 타격을 입게 됐다. 대부분의 카드론이 최고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받고 있지만 대부업체들의 금리 인하로 인해 카드론과의 금리 차이가 줄면서 카드론도 금리를 더 내릴 수 밖에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는 추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밀어붙이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주 "카드사들이 수수료를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카드 수수료를 이 상태로 내버려둘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파격적으로 낮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드사들은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정부의 금리 인하 의지가 확고하고 소상공인 지원이라는 명분까지 있는 만큼 반대의 목소리를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에는 지난해 대비 이익이 20%에서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곳에서 수익을 내기도 마땅치 않다. 카드사 수익의 양대 축인 이자와 수수료를 모두 내리면 손실분을 만회할 길이 없다는 푸념이다.

최근 들어 신한카드는 2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KB국민카드도 1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KB국민카드는 분사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려 한다 해도 수익 창출까지 몇 년이 걸릴 지 알 수 없다"며 "수익 악화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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