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민간인 사찰' 다시보는 검찰…김진모 구속 후 첫 소환

입력 2018-01-18 15:47   수정 2018-01-1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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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당시 민간인 사찰 관련자에게 '입막음'용으로 전달된 돈이 국가정보원 돈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수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윗선'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의 특활비 상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이날 오후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국정원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7일 새벽 구속된 김 전 비서관은 전날 건강 문제로 검찰 소환에 불응했고, 이날 구속 후 처음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김 전 비서관을 상대로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돈을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건넨 경위를 추궁했다.

검사로 일하다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근무를 한 김 전 비서관은 당시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 전 주무관을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으로 '입막음'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국정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 돈을 민간인 사찰 관련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썼기 때문에 뇌물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네진 돈이 국정원 자금이었다고 김 전 비서관이 시인하면서 MB 정부 민간인 사찰 의혹 사건은 재수사의 물꼬가 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사건은 2010년 6월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의혹 제기로 처음 수면 위에 떠올랐다.

민간인인 김종익 전 KB한마음대표가 블로그에 이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쥐코'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원관실의 전방위 불법 사찰을 받은 끝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2010년 1차 수사에서 사찰이 실제로 있었음을 확인하고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 등 사찰 관련자 3명을 강요 및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했으나 그 윗선은 밝히지 못했다.

이후 장진수 전 총리실 지원관실 주무관이 2012년 3월 불법사찰을 넘어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고 입막음용 '관봉'을 받았다고 폭로하면서 검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2차 수사에서도 검찰은 '내가 증거인멸의 몸통'이라고 자인한 이영호 전 고용노사비서관을 비롯해 일부 관련자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했을 뿐 '윗선' 등 사건 전모를 밝히는 데에는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모 전 비서관이 자금 마련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관봉 5천만원'의 전달 경위도 당시에는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2011년 4월 자신이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으로부터 관봉을 받았고, 류 전 관리관으로부터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마련한 자금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관봉 전달이 있었을 때 김 전 비서관의 상관인 민정수석은 권재진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임태희 당시 대통령실장이 입막음에 관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바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비서관 구속으로 권 전 장관 등 당시 청와대 수뇌부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뇌부를 상대로 한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지시나 관여 여부를 따지는 쪽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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