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성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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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사진)는 신간 《우리의 죽음이 삶이 되려면》(글항아리)에서 30년간 의료 생애에서 경험한 ‘임종 현장’을 보여주며 ‘기계적 연명의료 행위’를 어디까지 행해야 하는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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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장에선 무 자르듯 손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다. 허 교수는 “말기 환자에게 죽음을 직접 알리는 것을 꺼리는 문화 탓에 연명의료 결정을 가족들이 한다”며 “가족들이 연명의료를 중단하지 않길 원하는 경우가 제일 많고, 가족 간에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두고 대립하는 경우도 꽤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그러나 “일본이나 유럽처럼 ‘환자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가’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복잡한 쟁점거리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환자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딸, 친구로서 주변 관계에서 받은 상처를 정리하고,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계에 의존해 수명을 연장하느라 가족들조차 격리되는 중환자실에서 의식 없이 누워있을 땐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시행되는 연명의료결정법 역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허 교수는 “대부분 나라가 심폐소생술금지동의서(DNR) 같은 간단한 서식으로 처리하는 데 반해 한국은 복잡한 서식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며 “서류를 갖추다가 사망하거나 연명의료 시술이 들어가버리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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