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세브란스 연구진 "비알콜성 지방간, 심부전 발병 위험 높인다"

입력 2018-01-19 10:45  

강은석(사진 오른쪽)·이용호(왼쪽)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팀이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이 심장 근육의 기능을 약화해 심부전 발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간과 심장 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인 118명의 진단군과 간수치가 정상인 190명의 정상군을 비교 분석한 결과 심장초음파 검사 상 진단군에서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확인됐다. 심장 수축기능을 보여주는 심장 박출량은 진단군과 정상군이 비슷했지만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약화한 비율이 진단군에서 정상군보다 1.9배 더 많았다.

또 진단군의 좌심방 크기가 정상군에 비해 평균 1.2배(약 17%) 커져 있었다. 심장 크기 확대는 심부전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진단군의 심장 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 역시 정상군보다 평균 30% 적은 것으로 측정돼 심장 근육의 대사 기능 활성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강은석 교수는 "심장 근육의 이완기능이 저하하면 이완기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부전은 심장이 적절한 정도의 수축·운동을 하지 못해 온몸에 보낼 충분히 받아들이고 뿜어내지 못하는 중증 질환이다.

연구팀은 "간에 축적된 지방의 양보다 간조직의 섬유화 정도가 이완기 심부전 발병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섬유화는 조직이 탄력을 잃고 굳는 현상을 말한다. 강 교수는 "간조직 섬유화가 진행된 진단군의 경우 정상군에 비해 심장이완기능이 약 2.3배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보다 4배 이상 많다. 서구화한 식단과 운동 부족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전체 인구의 33%로 추정하고 있다. 강 교수는 "당뇨와 비만이 심해지면 이완기 심부전의 발병 가능성이 큰 지방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균형 잡힌 식습관과 적절한 체중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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