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정 기자 ] 국내 시장에서 일식은 대중화돼 있다. 요즘 이미 보편화된 일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고, 일본에서 유행하는 신규 업종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식 중 일찍 뿌리를 내린 업종은 이자카야 전문점이다. 고급 이자카야와 가격이 아주 저렴한 퓨전식 이자카야로 양분돼 있었다. 최근엔 가성비가 높은 가게가 생겨나고 있다. ‘이주사목로청’(사진)이 대표적이다. 서울교대역점은 20~30대 젊은 층이 선호한다. 일식 전문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질높은 메뉴를 개발한 게 이유로 꼽힌다. 가격도 5900원부터 시작하며, 주메뉴 가격대가 1만5000~2만원 내외로 가성비가 높은 편이다.
함바그와 규카쓰는 일본에서는 보편화된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대중화돼 있지 않다. 2~3년 전부터 주로 대형 몰에 하나 둘씩 입점하더니 최근 로드숍 매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함바그 브랜드는 ‘후쿠오카 함바그’다. 이 회사는 와규를 이용한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함바그는 소고기가 씹기 부드러워 노년층도 좋아한다. 창업전문가들은 함바그는 성장기 업종이기 때문에 창업 희망자는 중산층 아파트 지역에 소형 점포로 창업한다면 큰 위험 없이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소고기 카쓰인 규카쓰 전문점 ‘이자와’도 있다. 규카쓰 외에 스테이크덮밥, 일본식비빔면 등이 인기 메뉴다. ‘토끼정’ ‘오후정’ ‘돈돈정’ 등 일본 가정식 전문점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라멘 전문점은 원가율이 낮은 게 장점이다. 정통 일본식 라멘을 추구하는 ‘멘무샤’는 현재 40여 개 매장을 운영한다. 직영 공장에서 개발한 소스와 육수 등 모든 식재료를 생산해 중간 유통단계 없이 직접 공급해주기 때문에 가맹점 원가율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코야’ 역시 40여 개 점포를 운영하며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격파괴 라멘 전문점도 등장했다. ‘도쿄라멘3900’은 라멘 한 그릇에 3900원이다. 원가가 낮은 면 요리의 장점을 살리고, 무인발권기로 인건비를 줄여 박리다매 전략을 썼다.
선진국에 가까워질수록 음식 문화부터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일식시장이 계속 커지고 특히 일본식 중 대중화되지 않는 메뉴도 하나둘 생겨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경쟁이 덜한 일본 음식점 중에서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해 판매하는 게 좋다. 특히 직장인은 점심 메뉴로 6000~8000원대 라멘을 먹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 소형 점포라도 젊은 직장인이 많은 상권을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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