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대화 분위기 조성이 자신의 공임을 공개적으로 요청한 가운데 취임 1년 공적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 포스트 도쿄 지국장은 두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이런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친근감 있게 '재인'으로 불렀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렀다 전해진다.
이로부터 6일 뒤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대화 성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하며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에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1년 업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국 우선주의’를 모토로 삼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에 대한 미국 언론과 여론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먼저, 트럼프 정부의 경제 부문 성과는 대체로 좋은 편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25%이상 상승하고,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저치인 4.1%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민자 정책이나 외교 정책에선 예측 불허의 ‘마이웨이’식 행보를 보여, 미국은 물론 세계를 긴장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1년에 대해,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엘리스 후(Elise Hu)기자는 “트럼프의 당선이 (트럼프를) 반대하는 세력이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엘리스 후 기자는 “트럼프 당선 이후 나타난 사회현상 중에는 ‘저항’이라는 개념 형성과 민중들의 시위활동이 있었다. 2017년 말에 나온 ‘Me Too’ 운동도 여기에 근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나 시민의식이 높아지게 된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트럼프 당선이라는 충격을 겪은 후에야 시민들이 뒤늦게 정치에 참여하게 된 것은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이란 Press TV의 프랭크 스미스(Frank Smith)기자 역시 “트럼프 당선은 미국 사회 민주주의 진영이 필요로 했던 충격”이라며 동의했다. 덧붙여 “미국과 세계 각국의 사회 민주주의 진영을 봤을 때 아쉬운 점은 세계화, 기술혁신 등으로 발생한 대규모 실업사태와 중산층의 몰락을 방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낙심한 미국의 중산층 시민들과 청년층 노동자들은 그들의 삶과 행복을 보장해 줄 새로운 인물을 찾은 것”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배경을 분석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한미 관계에 대해 외신 기자들은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엘리스 후(Elise Hu)기자는 “최근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최근 남북대화 성사에 대한 트럼프의 공이 크다는 의견을 밝혔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받는 것을 좋아하고 자기도취가 강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권이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라 능숙하게 맞춰주며 원활한 궁합을 보이고 있다는 것.
스스로를 ‘‘140자(트위터에 허용된 글자 수)의 헤밍웨이’라 표현할 만큼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트럼프 대통령. 그는 주요 일정부터 향후 정책, 자신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SNS를, ‘소통창구’이자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Press TV의 프랭크 스미스 기자는 “SNS는 대중과 소통하는 데 있어 아주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위터는 언론매체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직접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인데 트럼프의 막말 때문에 오히려 나쁜 평판을 얻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SNS 활용과 더불어, 논란을 거듭했던 막말과 ‘마이웨이’ 행보 등, 이전의 미국 대통령과는 달랐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 과연 2018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침없는 행보와 정치 스타일은 계속될 수 있을까?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동맹은 더욱 굳건해질지에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외신 기자들과 국내외의 뜨거운 이슈에 대해 토론하는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는 매주 화요일 오전에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