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리포트]"연구비·공사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아요"

입력 2018-01-22 15:17   수정 2018-01-22 21:53



일본에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비나 의료 시설 개보수에 필요한 공사비를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22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 고마에시에 있는 도쿄지케이카이의대 소속의 가쓰누마 도시오 소아과 교수는 지난해 11월 소아 천식과 관련된 연구비를 모으기 위해 크라우드 펀드 전용 사이트인 ‘레디 포(Ready for)’에 글을 올렸다.

목표 금액은 1년 간의 연구에 필요한 1000만엔(약 1억원)이었다. 아직 모금 기한이 다하지 않았지만 이날까지 1000만엔 이상이 모이면서 두 달여 만에 목표 금액을 초과 달성했다. 가쓰누마 교수는 “복용약을 줄이는 내용의 연구는 제약사들로부터 지원을 받기 어렵다”며 “천식을 앓고 있는 아이와 부모들의 부담을 덜기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모금을 시작했다”고 했다.

크라우드 펀딩은 시설 개보수 비용을 마련하는 데도 활용된다. 도쿄 세타가야구의 국립세이이쿠의료센터는 지난해 소아암 치료에 사용할 무균실을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했다. 2016년 30명의 소아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2개의 무균실을 더 지어야 한다고 글을 올렸더니 총 1861명으로부터 목표 금액의 2배가 넘는 3100만엔(약 3억1000만원)이 모였다. 나가노현립 고도모병원도 노후화된 구급차를 교체하는 데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했다. 이곳 역시 목표액을 상회하는 2500만엔(약 2억5000만원)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유도만능줄기(iPS)세포 연구로 유명한 교토대 iPS세포연구소(CiRA)도 기부를 통해 예산을 마련하고 있다. 2016년 한 해동안 모은 기부금은 23억6568만엔(약 23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인으로부터 모은 금액은 78%인 18억5144만엔(약 185억원)이다.

아사히신문은 최근 일본에서 정부로부터 충분한 연구비를 얻지 못한 연구자들이나 재정에 어려움이 있는 병원들이 선의에 호소하며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레디 포에서 홍보 담당을 맡고 있는 오오쿠보 아야노 씨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병원 관련 프로젝트는 공감하기 쉬운만큼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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