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갑 기자 ] 겸재 정선(1676~1759)은 주역의 음양 조화와 대비를 화면 구성의 기본 원리로 삼고 중국 남방화법의 묵법과 북방화법의 필묘를 적절히 구사해 우리 산천의 참모습을 화면에 담아냈다. 뛰어난 필치와 사실적 묘사로 조선시대 독자적 화풍인 ‘진경산수’를 개척했다.
그는 백악, 인왕산, 목멱산(남산) 등 도성 주변과 지방관으로 근무했던 영남지방의 풍경, 그리고 금강산 등의 절경을 두루 화폭에 담았다. 관찰과 체험을 중시한 겸재는 자연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바탕으로 자의적인 산수를 주로 그렸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감법으로 묘사한 이 작품에는 겸재의 실경에 대한 인식이 잘 드러난다. 산속 소나무 아래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의 한 부분을 간단하고도 매끄럽게 잡아냈다. 소나무 가지와 바위들의 표현에서 부드러운 필선과 미점(米點)을 주조로 한 겸재 특유의 필법을 느낄 수 있다. 조그만 바위 위로 미끄러지듯 흐르는 물줄기를 연기처럼 얇게 그려 선경을 방불케 한다. 작품 좌측 상단에 위창 오세창(1864~1953)이 감상문과 감정 내용을 적은 배관기가 남아 있다. 여기에는 ‘정선의 작품으로 화첩 중 제1첩’이라 쓰여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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