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조코비치 넘었다… 정현 "가즈아~ 4강"

입력 2018-01-22 21:46   수정 2018-04-22 00:01

호주오픈 3대 0 완승…한국선수 최초 메이저 8강행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 상대
무결점 플레이로 2년 만에 설욕
한국어로 "아직 안 끝났다"
상금 3억7000만원 확보

24일 8강 격돌…대진운도 무난
상대는 세계랭킹 97위 샌드그렌
4강 오르면 페더러와 만날 듯



[ 최진석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세계랭킹 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이 16강에서 꺾은 상대는 자신의 우상 노바크 조코비치(세계 14위·세르비아)다. 정현은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 이덕희,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 이형택이 기록한 한국 선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 16강을 뛰어넘으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500만호주달러·약 463억원) 8일째 남자단식 16강전에서 조코비치를 3-0(7-6 7-5 7-6)으로 제압했다.

정현은 1세트에서 기선을 잡았다. 조코비치가 더블폴트를 쏟아내는 틈을 타 게임스코어 4-0으로 훌쩍 달아났다. 하지만 정현도 네트 플레이에서 공을 넘기지 못하는 등 실수하며 게임스코어는 4-3까지 좁혀졌다. 정현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5-3으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으나 조코비치가 정현의 서브 게임을 가져가며 타이브레이크가 됐다. 하지만 정현은 다시 상대 실책에 힘입어 6-3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고, 1세트를 타이브레이크 7-4로 끝냈다. 2세트도 게임스코어 5-5까지 접전을 벌였다. 여기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6-5를 만든 정현은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듀스 끝에 따내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달아났다. 1만5000여 명의 관중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3세트에서는 정현이 첫 서브 게임을 내줬다. 조코비치의 반격이 시작되는 듯했다. 하지만 정현은 곧바로 상대 서브 게임을 가져와 균형을 맞췄다. 다시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간 정현은 3-3에서 내리 4포인트를 따내 3시간22분 만에 ‘거함’ 조코비치를 격침시켰다.

정현은 24일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상대로 4강 진출을 다툰다. 샌드그렌이 세계랭킹도 낮고, 비교적 무명의 선수라는 점에서 정현은 메이저 대회 4강까지 바라보고 있다.

정현은 2년 전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했다. 2016년 이 대회 1회전에서 당시 세계 1위인 조코비치에게 0-3(3-6 2-6 4-6)으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졌다. 2년이 지난 뒤 정현은 완전히 달라졌다. 결점을 찾기 힘든 경기력으로 ‘무결점 테크니션’으로 불리는 조코비치를 3-0으로 물리쳤다. 정현은 승리한 뒤 부모님이 앉아 있는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그는 “승리할 줄 몰랐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장내 아나운서의 ‘어떻게 뛰어난 기술력으로 상대방을 압도했는가’라는 질문에 “조코비치는 나의 우상이었다. 그의 기술을 카피(copy)했다”며 “한 세트를 남겨놓고 수세에 몰렸을 때도 당황하지 않았다. 나는 조코비치보다 젊기 때문에 더 많은 힘이 남아 있었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아나운서가 한국에서 지켜보고 있을 테니스 팬들에게 한국어로 말할 기회를 주겠다며 그에게 마이크를 건넸다. 잠시 망설이던 정현은 “일단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 팬분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안 끝났으니까 (남자단식 8강이 열리는) 수요일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응원 부탁한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1만5000여 명의 관중은 강한 인상을 남긴 정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 남자단식 8강은 정현-샌드그렌,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 그리고르 디미트로프(3위·불가리아)-카일 에드먼드(49위·영국)의 대결로 압축됐다. 정현이 준준결승에서 샌드그렌을 물리치면 4강에서는 페더러-베르디흐 경기에서 이긴 선수를 상대한다. 정현은 이날 승리로 상금 44만호주달러(약 3억7000만원)를 확보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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