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파킨슨병 진행 여부 예측법 찾았다

입력 2018-01-23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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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사진 왼쪽)·배윤정 영상의학과 교수(오른쪽)팀이 자기공명장치(MRI) 검사를 통해 렘 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수면 중 근육 긴장도가 떨어지지 않아 꿈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로 하는 질환이다.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이 몇 년 안에 파킨슨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을 알리는 징후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8명, 파킨슨병 환자 18명, 건강한 성인 18명의 뇌를 MRI로 검사하고 2년 동안 렘수면 행동장애가 파킨슨병으로 악화하는지 추적 관찰했다. 2년 후 파킨슨병 환자가 된 사람과 아닌 사람의 초기 뇌 MRI 사진을 분석해보니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


파킨슨병으로 발전하지 않은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7명은 건강한 성인과 같이 뇌 MRI 사진에서 중뇌 흑질 부분이 하얗고 동그랗게 나타났다. 그러나 1~2년 뒤 파킨슨병에 걸리거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 11명은 파킨슨병 환자 18명과 비슷하게 그 부분이 까맣게 됐다. 이들이 다른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보다 파킨슨병을 앓을 확률은 7.13배 높았다.

김종민 교수는 "흑질 부위가 검게 나타난 이유는 뇌에 이온으로 존재하는 철의 농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철의 농도가 높아지면 활성산소가 생기고 활성산소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줄여 파킨슨병을 일으킨다"고 했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라지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배윤정 교수는 "렘수면 행동장애를 사나운 잠버릇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했다. 김 교수는 "향후 MRI 검사 기술이 더 발전해 렘수면 행동장애에서 파킨슨병으로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면 파킨슨병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근본적인 치료 및 예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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