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재정지원… 베이징대·하얼빈공대 등 분교 설립
대학타운에 5만여명 거주… 해외 인재에 전액 장학금
[ 강동균 기자 ] 중국 선전 도심에서 자동차로 20분가량 달리면 난산취 서쪽 야산에 실리호수를 둘러싸고 조성된 ‘다쉐청(大學城)’이 나타난다. 베이징대, 칭화대, 하얼빈공대, 톈진난카이대 등 중국 명문대학의 분교가 들어선 대학타운이다. 이곳엔 5만여 명의 학생 및 연구원이 거주하고 있다.
하얼빈공대 캠퍼스에서 만난 위메이 씨는 “평일에는 직장에 다니고 주말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배운다”며 “학업 열기를 보면 선전이 중국의 아이비리그로 떠오르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말했다.
선전시 정부는 대학을 도시와 산업 발전의 핵심 요소로 삼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수요에 적합한 글로벌 인재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대학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했다.
15년 전만 해도 선전에는 이렇다 할 명문 대학이 없었다. 선전시 정부는 도심 노른자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재정 지원책을 제시하며 대학을 유치했다. 2002년에 베이징대, 칭화대, 하얼빈공대 등 중국 최고 명문대가 분교를 세웠다. 2011년엔 선전시와 광둥성 정부가 공동으로 투자해 난팡과학기술대를 설립했다. 2014년엔 칭화대와 미국 버클리대의 공동 캠퍼스도 들어섰다. 이들 대학은 서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해외 선진 대학과도 활발히 교류한다. 이공계뿐 아니라 공학, 법학, 경영학 등 다양한 분야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해외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외국인 대학원생은 물론 학부생에게도 모두 장학금을 지급한다. 모든 강의는 영어로 하며 교수진에겐 최상급 대우를 해준다.
선전시 정부는 2011년 3000만위안(약 5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선전대와 난팡과기대의 교수 유치 활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두 대학을 발판으로 선전을 세계적인 연구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에서다. 선전대는 연구 능력이 뛰어난 교수를 영입하면서 최소 60만위안(약 1억원)에서 최고 120만위안의 연봉을 보장하고 있다. 난팡과기대는 115만위안의 연봉을 제시하고 이와 별도로 100만달러가량의 정착비를 지원한다.
선전=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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