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부활하나 … 버뮤다 재보험사 56억달러에 인수

입력 2018-01-23 19:20   수정 2018-01-2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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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익 기자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파산위기에 몰렸던 미국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AIG는 22일(현지시간) 영국령 버뮤다에 본사가 있는 보험·재보험사 발리두스홀딩스를 55억6000만달러(약 5조9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발리두스는 농작물 보험이나, 재난·재해 재보험을 취급하는 회사다. 재보험은 막대한 규모의 피해 보험금이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견딜 수 있게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재보험사를 회사에 편입해 위험관리를 보다 체계적으로 하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AIG는 지난해 미국을 수차례 강타한 허리케인 등으로 3분기 손해액이 30억달러를 웃돈 것으로 추정했다. AIG는 발리두스 인수로 2016년 탈퇴했던 영국 런던 로이드보험시장에도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취임한 브라이언 두퍼로 AIG 최고경영자(CEO)가 수세에 몰렸던 회사를 키우기 위해 발리두스를 인수한 것으로 해석했다. 해밀턴보험 창업자인 두퍼로 CEO는 버뮤다 태생이자 재보험사업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AIG는 금융위기 전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모기지)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큰 손해를 입었다. 미국 정부는 공적 자금 1820억달러를 긴급 투입해 파산 직전에 몰린 AIG를 구제했다.

이후 AIG는 고위험 사업을 정리하고 1조달러 규모의 자산을 반으로 줄이는 등 자구책을 시행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AIG가 파산했다면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 붕괴로 대재앙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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