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년만에 세이프가드 장벽…'한국 세탁기 태양광' 겨냥

입력 2018-01-24 06:47  

트럼프 대통령 공식 서명
삼성, LG, 한화 등 국내 기업 타격 불가피



미국이 16년 만에 자국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부활시킨다. 특히 국내 삼성전자과 LG전자, 한화 등이 생산하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들이 대상이라 한미간 통상 마찰 우려를 낳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 발효에 공식 서명한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후 1시 30분 백악관에서 미 통상법 201조에 따른 세이프가드 조치 서명식을 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수입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 구제조치를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을 비롯한 수입 철강제품에 8~30% 관세를 부과한 이후 16년 만에 미국의 세이프가드가 부활하는 셈이다. 세이프가드는 특정품목 수입이 급증해 자국 기업이나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 관세 인상, 수입물량 제한 등을 통해 규제하는 무역장벽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미 기업과 노동자 이익을 명분으로 보호무역 장벽을 본격적으로 강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미국 언론은 해석했다.

이번 세이프가드 조치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와 한화큐셀, 현대중공업 등 태양광 업체의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비롯한 수입산 가정용 세탁기에는 저율 관세할당(TRQ) 방식이 적용된다. 향후 3년간 매년 120만 대를 초과하는 수입 세탁기에는 첫해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를 부과한다.

또 한국과 중국 등에서 수입한 태양광 제품에 대해선 2.5GW(기가 와트)를 초과하면 1년 차에 30%를 부과하며 ▲ 2년 차 25% ▲ 3년 차 20% ▲ 4년 차 15% 순으로 매년 5%포인트씩 관세를 낮춘다.

세이프가드 공식 발령은 통상 해당 업체 통보와 관보 게재 등의 절차로 인해 2주가량 이후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한국은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역시 큰 타격을 받는 중국도 WTO 채널을 통해 공식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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