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만 정치부 기자) 설치작가 서도호는 2013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을 기념하는 첫 번째 프로젝트로 ‘집 속의 집’이라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91년 미국 유학시절 처음 거주했던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의 3층 주택을 실물로 재현하고, 건물 내부에는 작가가 한국에서 살았던 전통 한옥집이 매달린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한옥’을 품은 ‘양옥’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여의도 한복판에서도 ‘정당 속의 정당’이라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로 내홍을 겪는 국민의당입니다.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자 박지원 의원 등 호남계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창당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통합 반대파는 24일 새 당의 명칭으로 ‘민주평화당’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당 상징색도 26일까지 정하고, 28일엔 창당발기인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안 대표가 “당에 남아 창당을 준비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은 안된다. 이번 주말까지 입장을 정리하라”고 최후통첩까지 날렸지만 갈등이 봉합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2016년 국민의당을 함께 창당했던 이들이 ‘집속의 집’을 지었던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이 ‘친문(친문재인)패권주의’ 논란으로 분당의 위기에 처했던 2015년에도 안 대표와 호남계 의원들은 ‘강성파’에 속했습니다.
서도호 작가의 ‘집속의 집’으로 들어선 관객은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초현실적인 공간을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서 작가는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백남준을 잇는 한국의 작가로 꼽히는 이유입니다.
‘문재인을 반대한 안철수’, ‘안철수를 반대한 호남 의원들’. 반대를 반대하기 위한 이러한 풍경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끝) /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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