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22·삼성증권 후원)은 24일 국내 테니스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장내 아나운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고국 팬들의 성원을 부탁했다.
그는 이날 2세트를 내리 따낸 뒤 세 번째 세트에서 게임스코어 5-2에서 40-0으로 앞서 있다가 내리 세 포인트를 내주고 듀스를 허용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직한 뒷얘기를 털어놨다. 정현은 “사실 40-0(포티 러브)이 됐을 때 무슨 승리 세리머니를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듀스에 이어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몰렸다. 일단 공을 상대 코트로 넘겨야 했다. 무척 많이 뛰어야 했다. 결국 아무런 세리머니를 못했다”고 유창한 영어로 말해 관중을 웃겼다.
정현은 “한 샷 한 샷 집중하려 노력했다”며 쉽지 않은 경기였음을 인정했다. 지난 동계훈련은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항상 모든 시간을 즐기려 노력했다”며 “팀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게 행복했다”고 답했다. 이어 자신의 팀 멤버인 아버지(정석진)와 어머니(김영미), 형(정홍), 손승리 코치 등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전날 조코비치를 잡은 뒤 ‘캡틴 보고 있나’라고 우승 메시지를 중계 카메라 렌즈에 썼던 그는 이날 ‘충 온 파이어’라고 카메라에 적었다. 외국 기자들이 정현의 성인 ‘정(Chung)’을 ‘충’으로 읽는 경우가 많아 ‘미스터 충’이라는 별명이 붙은 자신의 기량이 절정에 올랐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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