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생애 첫 국수 우승에 9단 승단… 부모님이 더 기뻐하셔"

입력 2018-01-24 17:47   수정 2018-01-25 05:20

하림배 우승한 최정 9단

여자 기사로 최연소 '입신(入神)'
작년보다 더 많이 우승할 것



[ 최진석 기자 ] “생애 첫 국수 타이틀이라 너무 기쁩니다. 국수전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는데 꿈을 이뤘어요. 부모님이 저보다 더 좋아하세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둑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22·사진)이 지난 23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2기 하림배 프로 여자국수전 결승에서 우승한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여자기전 최고 전통을 잇고 있는 프로여자국수전은 이번 대회부터 하림이 후원한다.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며 우승상금은 1200만원, 준우승상금은 500만원이다. 최 9단은 이날 결승 3번기 2국에서 김채영 3단을 상대로 195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 22일 1국에서도 184수 만에 불계승했다.

최 9단은 “국수전에 여섯 번 참가해 처음으로 결승에 올랐다”며 “평소 대국을 앞두고 크게 긴장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유난히 부담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국에서 승리한 뒤에야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다”며 “강한 상대인 만큼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한국기원 승단 규정에 따라 기존 8단에서 9단으로 1단 승단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여자 기사 중 최연소로 ‘입신’(入神·9단의 별칭)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박지은·조혜연 9단에 이어 한국기원 소속 여자기사 중 세 번째다. 최 9단은 “꼭 나가고 싶었던 맥심커피배 입신 최강전 출전 자격을 얻어 벌써부터 설렌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 9단은 2010년 5월 입단 후 1년8개월 만인 2012년 1월 13기 여류명인전 우승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국내 대회 7회, 세계 대회 3회 등 총 10회의 우승을 차지했다. 국내 여자기사 중 가장 많은 우승 기록이다. 특히 결승에 11차례 올라 10회 우승컵을 들어 올려 큰 경기에 강한 승부사임을 입증했다.

최정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그는 개인전인 궁륭산병성배와 명월산배에서 정상에 올랐고, 단체전인 황룡사·정단과기배, 천태산·농상은행배·IMSA 엘리트 마인드게임스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모두 중국 측이 개최한 기전에서 우승하며 한국 여자바둑을 세계 최강 자리에 올려놨다. 지난해 개인전 2승, 단체전 3승을 거둔 최 9단의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많은 우승’이다. 그는 “3월 일본에서 우승 상금 1억원짜리 센코배 대회가, 4월 중국에서 우칭위안배 세계여자바둑 대회가 각각 열린다”며 “프로여자대회 규모가 커졌는데 여러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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