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화학 비철강에 투자 확대
중국에 양극재 합작 법인 설립 등
전기차 배터리 폭발적 성장에 대비
[ 박재원 기자 ]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총 4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보다 1조6000억원 늘린 것으로 4년 만의 최대 규모다. 지난 4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마친 포스코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제철소 설비 투자 외에도 리튬, 양극재 등 신성장 사업 투자와 에너지, 건설 등의 신규 투자를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6년 만에 최대 실적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0조6551억원, 영업이익 4조621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매출은 3년 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고 영업이익도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외 계열사를 80여 개나 줄였는데도 매출이 60조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우선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강산업 구조조정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776억원 늘었다. 지난해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던 자회사 포스코건설도 흑자 전환(3004억원)에 성공하며 비철강부문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7.5%포인트 낮아진 66.5%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탄력을 받은 포스코는 올해 실적 목표치를 높여 잡았다. 매출 목표는 61조9000억원이다. 영업이익 목표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원가절감 등을 통해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고 공언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업황 부진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한 조선, 자동차 부문 고객사들과 적극적인 협상을 벌여나갈 것”이라며 “신흥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중국 배터리 시장 잡는다
물론 위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사진)은 최근 임원들을 모아 놓고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은 중국의 구조조정 덕분”이라고 진단한 뒤 비상한 각오로 올해 실적 개선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국제 철강 가격이 반등한 것은 중국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가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작년 한 해에만 1억2000만t 규모의 디탸오강(부적합 철강재)을 생산하는 노후 설비를 폐쇄했다. 그 여파로 철강 가격은 급등했다. 2016년 1월 269달러에 머물던 중국 내 열연가격은 지난해 9월 547달러로 뛰었다. 글로벌 시장에도 온기가 금세 퍼졌다. 미국 열연 가격은 지난해 2월 29개월 만에 t당 700달러를 넘어섰다.
포스코도 덩달아 반사이익을 누렸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초강력 감산 정책에 올 1분기까지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가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이처럼 가격등락이 심해진 철강 사업의 수익리스크를 보완해줄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소재 사업을 지목했다. 이를 위해 이날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 기업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맺었다.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두 개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각 합작법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연간 4600t 규모의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라인을 가동하게 된다. 리튬이온전지는 양극재(리튬 포함),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된다.
포스코는 중국 현지에서 양극재를 직접 제조·판매해 세계 최대 리튬이온전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최근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면서 전기차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정보기술(IT)용 대용량 배터리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의 필수 소재인 양극재 시장도 2016년 21만t에서 2020년에는 86만t까지 네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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