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는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 경고
[ 이설 기자 ] 미국 나스닥이 경쟁 거래소들과 차별화되는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어디나 프리드먼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가상화폐 선물을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예상되는 상품 수요, 필요한 규정, 관리 리스크 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스닥이 올해 초 비트코인 선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소문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스닥의 비트코인 선물은 지난해 12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내놓은 상품과는 다른 방식이다. 프리드먼 CEO는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과는 다른 구조”라며 “종목을 추종하기보다 투자 성격이 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스닥의 가상화폐 선물이 개인 투자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보도했다. 프리드먼 CEO는 “트레이더가 아니라 투자자를 위해 투자 자산이 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규제당국이 비트코인 가격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한 개인투자자 피해를 우려해 나온 대응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이 목표로 하는 상품은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이용한 차익거래보다는 장기 투자를 위한 수단이라고 FT는 전했다.
미국 규제당국은 가상화폐 투기 과열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제이 클레이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난 22일 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회사명에 넣거나 사업 목적에 추가한 기업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유의미한 실적도 없으면서 관련된 위험을 충분히 밝히지 않고 이름을 바꾼 기업은 용납할 수 없다”며 “사업 모델을 바꾼 경우 공시를 적절히 했는지, 증권법을 준수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음료 제조업체인 롱아일랜드아이스티는 회사명을 롱아일랜드블록체인으로 바꾸겠다고 밝히자 주가가 한때 500% 치솟기도 했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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