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1·2·3의 법칙

입력 2018-01-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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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기자의 알고 마시는 위스키

1. 알코올함량 1% 넘어야 술
2. 오크통서 연 2% 자연증발
3. 3년 이상 숙성해야 위스키



[ 이유정 기자 ] 한국에선 큰 인기가 없지만 외국에선 무알코올 맥주나 칵테일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술은 아니다. 술과 술이 아닌 음료를 구분하는 기준은 알코올이다. 일부 음료, 의약품 중 알코올이 소량 포함된 제품이 있지만 술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기준은 알코올 함량 1%다. ‘알코올 함량이 1% 이상인 음료’가 술이다.

왠지 모르게 진입장벽이 느껴지는 위스키에 입문할 때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숫자가 있다. 1, 2, 3이다. 술을 정의하는 ‘1’ 다음으로 기억할 숫자는 ‘2’다. 2는 ‘천사의 몫’이다.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 증류소에서 긴 시간 원액을 숙성한다. 오크통 속의 위스키 원액은 평균적으로 1년에 전체 용량의 약 2%가 자연 증발한다. 이걸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멋있게’ 부른다. 일반적으로 숙성기간(연산)이 길수록 값이 비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천사가 뺏어가는 양이 늘어날수록 희소성이 생기고 가격도 높아진다.

오래 숙성한 위스키가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단지 희소성 때문만은 아니다. 숙성 과정을 거쳐 알코올의 거친 맛이 부드러워지고 오크통에서 나오는 각종 향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없던 풍미가 생긴다. 위스키를 ‘시간이 만든 예술’이라고 수식하는 근거이기도 하다.

‘1’이 술을 정의하는 숫자라면 ‘3’은 위스키를 정의하는 숫자다.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법에서는 3년 이상 숙성한 원액으로 제조해야만 위스키라고 부른다. 요즘은 무연산 위스키를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데, 연산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표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술들도 최소 3년 숙성한 원액부터 10년 이상 숙성한 원액 등 수십 가지 원액을 블렌딩해 만든다. 12년산은 들어간 여러 원액 중 최소 숙성기간이 12년, 17년산은 그 기간이 17년이라는 의미다.

숙성 기간과 비례해 높아지는 가격과 달리 위스키의 가치는 또 다른 문제다. 증류 방법, 숙성한 오크통 및 보관상태, 블렌딩 완성도 등 복합적인 요소가 합쳐져 가치가 결정된다. 업계에선 위스키 원액의 특징, 증류소의 특징, 오크통의 특징이 가장 균형을 잘 이루는 숙성 기간을 10~12년으로 본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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