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분야 영업 확대
자본금 늘리는 '덩치 경쟁'보단
안정적 포트폴리오로 수익 낼 것
[ 김우섭 기자 ]
“올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시기입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사진)은 지난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키워드를 바탕으로 대신증권만의 투자 철학을 담은 ‘하우스 뷰(회사의 관점)’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존 투자 전략을 답습하지 않는 새 투자 솔루션(해결책)을 고객에게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사장은 4차 산업혁명을 ‘기존 산업을 파괴하고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는 생산성 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자동차 업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지금까지 엔진을 얼마나 잘 만들고, 안전성이 얼마나 높은지가 자동차회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었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 및 전기자동차 같은 ‘미래’ 기술을 예측하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2015년 초에도 ‘하우스 뷰’를 제시해 자산가들 사이에서 관심을 끌었다. 국내외 시장을 분석한 뒤 1~2년간 가장 유망한 재테크는 달러 관련 자산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11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중반까지 치솟으면서 달러 주가연계증권(ELS), 달러환매조건부채권(RP), 환(換)노출 해외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자가 큰 수익을 얻었다.
투자 전문가 집단인 증권사가 한발 앞서 명확한 관점과 논리, 투자 방향을 내놔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나 사장은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얼마고,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몇 명인지 등은 고객 관점에선 큰 관심사가 아니다”며 “일관된 논리에 기반한 안정적인 재테크 전략을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2012년부터 자산관리(WM)를 핵심사업 분야로 정하고, 주식 중심의 브로커리지(중개매매)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영업이 아니라 잃지 않는 투자로 고객이 꾸준한 수익을 내도록 돕는 게 목표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 WM사업단의 슬로건을 ‘고객 자산을 지키고, 불리고, 쓰고 남겨주게 하자’는 의미의 ‘지불쓰남’으로 정했다”며 “고객이 100세에도 재무적으로 ‘건강’할 수 있도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부동산리서치팀’을 신설한 것도 WM 중심의 영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이 팀은 다섯 명 규모로 출범했다. 전체 애널리스트(57명)의 8.7%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숫자다.
나 사장은 “금융과 부동산투자 조언을 함께 듣고 싶어하는 자산가가 적지 않다”며 “서울 강남 아파트가 ‘좋다, 안 좋다’가 아니라 연 5% 안팎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나 사장은 증권사의 ‘덩치’보다 ‘실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처럼 자본금을 늘리는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증권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 인수를 검토했지만 방향을 틀어 우리에프앤아이(현 대신에프앤아이)를 인수했다.
그는 “덩치를 키울 것인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지속 가능한 회사로 키울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했다”며 “저축은행과 부동산투자(대신에프앤아이), 증권업 등에서 고루 수익이 나는 포트폴리오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작년 초 본사를 서울 여의도에서 명동으로 옮긴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건물엔 대신증권을 비롯해 대신에프앤아이, 대신저축은행, 대신PE(사모펀드), 대신경제연구소 등이 자리잡고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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