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ICT] 웹툰·동영상·AR 앞세운 네이버, 해외시장 공략 속도낸다

입력 2018-01-29 16:28  

모바일 AR 카메라앱 스노우에
日 소프트뱅크·美 세쿼이아 '베팅'
5000만弗 투자 받아 중국 공략

美 서비스 웨이브미디어에 535억
亞 겨냥 네이버웹툰 600억 출자도



[ 이승우 기자 ]

네이버가 웹툰, 동영상, 증강현실(AR) 등을 앞세워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바일 AR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의 중국 운영 법인은 손정의 사장(사진)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털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에서 5000만달러(약 535억원)를 투자받았다. 네이버는 이와는 별도로 웹툰과 영상 콘텐츠 자회사에도 1100억원을 출자했다. 동영상 분야에선 구글 유튜브와의 격차를 좁혀나가고 웹툰은 세계 1등 서비스로 키우겠다는 게 회사의 목표다.

소셜미디어에서 AR 카메라로 전환

소프트뱅크와 세쿼이아캐피털차이나는 지난 23일 스노우차이나에 5000만달러를 공동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두 회사는 스노우차이나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각사 지분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노우는 투자 유치금을 바탕으로 AR 기술 연구개발과 현지 콘텐츠 제작을 강화할 예정이다.

스노우는 네이버의 성공적인 사업 전환 사례로 손꼽힌다. 스노우는 2015년 출시 당시만 해도 카메라보다 소셜미디어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영상을 찍어 자신만의 페이지에 올리거나 다른 사용자와 주고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보다 스노우의 카메라 기능에 반응했다. 스노우는 얼굴 인식과 AR 기능을 활용해 얼굴에 스티커를 붙이는 등 흥미를 유발하는 카메라 기능을 내장했다. 카메라 앱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스노우는 카메라 기능에 더 주력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동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보다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찍는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주도하는 소셜미디어 시장보다는 카메라 기능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노우는 지난 8일 앱 업데이트를 통해 소셜미디어 기능을 없애는 대신 AR을 활용한 뮤직비디오 촬영 등 AR 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맞춤 콘텐츠로 중국 공략

스노우는 한때 네이버 자회사였다가 지금은 네이버 본사로 흡수된 캠프모바일이 2015년 9월 내놓은 서비스다. 처음에는 캠프모바일 내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다운로드 건수가 빠르게 늘면서 2016년 7월 네이버 자회사로 분사했다.

한국과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지역 10~20대에게 인기를 얻으며 지난해 10월 2억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2016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스노우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거절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노우가 라인에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현재 네이버(55%)와 라인플러스(28%), 라인(17%) 등 세 개 회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투자받은 스노우차이나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스노우의 중국 현지 운영 법인이다. 해외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스노우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 곳에 현지 운영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법인은 지역별 맞춤형 콘텐츠를 개발한다. 스노우 해외 법인이 투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투자사들과 손잡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손 사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를 비롯해 유망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애플, 구글 등 설립 초기 기업에 투자해 큰 성과를 낸 실리콘밸리의 ‘미다스의 손’으로 불린다.

웹툰·동영상에도 1100억원 투자

네이버는 올해 웹툰과 동영상 등 콘텐츠를 통한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네이버웹툰과 웨이브미디어에 각각 600억원, 535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네이버웹툰은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진출한 웹툰 전문 자회사다.

웨이브미디어는 네이버의 동영상 플랫폼 브이라이브를 활용해 미국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열사다. 지난해 앱을 출시한 이후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웹툰과 웨이브미디어에 대한 네이버의 총 출자 금액은 각각 1105억원, 768억원으로 늘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이 등장하며 다양한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며 “네이버는 국경 없는 글로벌 인터넷 시장에서 신규 플랫폼과 시장 획득을 위해 기술·콘텐츠 분야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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