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갑 기자 ] 바로크는 16세기 말부터 17세기까지 유럽에서 유행한 예술 양식이다. 16세기 이전 유럽을 풍미했던 르네상스 미술이 질서와 균형, 조화와 논리성을 추구했다면 바로크 미술은 우연과 기괴한 양상, 화려함을 강조했다.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1632~1675)의 1665~1666년작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이런 바로크 미술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통 의상을 입힌 소녀(트로니:가상의 인물을 그린 그림)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드라마틱하게 포착했다. 슬픈 눈동자와 입, 반짝이는 진주 귀걸이, 머리에 두른 터번을 조화롭게 구성해 미감을 극대화했다. 어두운 배경에서 한 줄기 빛을 받고 있는 소녀의 시선은 마치 관람객을 향하는 듯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모나리자’처럼 ‘북유럽의 모나리자’라는 별칭이 붙은 까닭이다.
미국 소설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이 그림을 소재로 작품을 썼고, 피터 웨버 감독은 2003년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다. 다음달 1일 국내 극장가에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15년 만에 재개봉된다. 주인과 하녀로 만나 화가와 뮤즈가 되기까지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애틋한 분위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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