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때 퍼팅 실력 그대로
[ 이관우 기자 ] 타이거 우즈가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4라운드 내내 오버파를 치지 않은 일등공신은 퍼팅이다. 공이 홀 주변을 조금씩 맴돌아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전성기의 ‘내비게이션 퍼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거리감과 정교함을 드러냈다. 이번 대회에서 우즈가 퍼팅으로 타수를 줄인 기여도는 2.741개로 출전자 중 16위다. 드라이버, 아이언, 그린 주변 쇼트게임 등 다른 항목의 기여도는 모두 30위권 밖이다. 갤러리의 고함으로 버디 퍼트를 어이없이 날린 13번홀(파5)과 다 들어갔던 공을 토해낸 17번홀(파4)을 감안하면 더 좋은 퍼팅 지수가 나올 수도 있었다.
퍼터와 그립, 스트로크 방식, 셋업 등을 수시로 바꾸는 선수들과 달리 우즈는 퍼팅에 관한 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타이거 퍼팅’의 특징은 정지 동작을 방불케 하는 ‘돌부처 셋업’이었다. 양 어깨와 손뭉치가 이룬 역삼각형만 스트로크 시 살짝 움직일 뿐 나머지 하체, 상체는 미세한 흔들림도 찾기 힘들 정도로 탄탄했다. 장활영 SBS 해설위원은 “긴 공백 이후에도 변하지 않은 게 퍼팅 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즈의 퍼팅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면 얼마나 움직임을 절제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짧은 퍼팅을 할 때 공이 왼쪽으로 굴러가는 것만 보일 뿐 스트로크를 했는지 안 했는지 알기 힘들 정도로 움직임이 거의 없다. 스트로크가 끝날 때까지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대회 직전 연습 그린에서 그가 즐겨하는 ‘게이트 드릴(gate drill·사진)’을 할 때도 손만 살아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게이트 드릴은 그린 위에 티 2개를 퍼터 헤드 길이 간격으로 꽂아놓고 퍼터 헤드를 그 사이로 왔다갔다 하며 스트로크 연습을 하는 것이다. 일관된 리듬과 템포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임팩트 시 퍼터 페이스를 홀과 직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퍼팅 여제’ 박인비(30)도 가장 먼저 튼튼한 셋업을 강조한다. “기초공사인 셋업이 부실하면 스트로크 기술은 의미가 없다. 퍼팅에 문제가 있을 때 가장 먼저 체크해봐야 하는 것도 셋업”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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