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서지현 검사 "안태근 검사가 성추행 … 8년만에 입 연 까닭 3가지"

입력 2018-01-30 11:46   수정 2018-01-3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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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뉴스룸' 서지현 검사, 충격적 폭로 "법무부장관 동석한 자리서 성추행 당해"
서지현 검사, 성추행 폭로에 안태근 전 검사 “기억 안나”


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 통신망과 JTBC 뉴스룸을 통해 8년전 검찰 간부로부터 성추행 당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서지현 검사는 "2010년 서울북부지법 근무 당시 성추행을 당했다"면서 "이후 인사불이익과 부당한 경고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서 검사는 "검찰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피해자가 직접 나가서 얘기해야 진실성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다고 주변에서 용기를 줬다"고 출연 동기를 밝혔다.


서 검사는 "꼭 하고 싶은 말은 범죄 피해 입거나 성폭력 피해 입은 분들이 내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한게 아닌가 하는 자책을 한다"면서 "성폭력 피해자 분들께 결코 그분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었고 그것을 깨닫는데 8년이 걸렸다"며 눈물을 삼켰다.

손석희 앵커의 "2010년에 어떤 일이 있었느냐"고 직접적으로 질문했고 이에 서 검사는 "장례식장 참석했는데 안 모 검사가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상당시간 동안 했다"고 폭로했다.

여러 정황상 당시 안 모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로 알려지고 있다.

서 검사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 안 검사의 옆에 있어서 몸을 피하면서 손을 피하는 노력만 했을 뿐 자리에서 대놓고 항의를 하지는 못했다"면서 "주변에서는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안 검사가 술이 취해 있었는데 장관이 그 모습을 보고 내가 안 검사를 수행하는건지 안 검사가 나를 수행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중에 임은정 검사가 이 사건을 몇 번 게시판에 쓴적이 있고 사과를 받아주겠다고 하길래 "현장에서는 아무말도 안했던 검사들이 나중에 무슨 얘기를 했길래 이런 말이 나도나싶어 분노했다"고 말했다.



손 앵커가 "사과받고 조용히 끝내고 싶었느냐"고 묻자 서 검사는 "2010년은 성추행 사건을 말 꺼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이 몸담고 있는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됐다. 사회에서 이런 문제 대두됐을때 피해자에게 2차, 3차 피해가 가는 것을 걱정했다"면서 "그래서 임은정 검사가 간부 통해 사과를 받아주겠다고 하길래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서지현 검사는 이수 사무감사를 수십차례 받고 검찰총장 경고 끝에 통영지청으로 발령받아 근무하고 있는 상태다.

서 검사는 이에 대해 "통영지청에는 보통 3~4년차 검사가 근무하는데 저는 15년차 검사다"라면서 "경력검사가 배치되는데 통영지청에는 경력검사 자리가 딱 한 자리 있었다. 제가 발령받을 때 이미 제 아래 기수 검사가 경력검사로 배치돼 있었다"고 고발했다.

그러면서 "경력검사가 2명인 것은 전무후무한 일로 총장 경고 받은 검사도 이렇게 먼 곳으로 징계받는 일은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해당 검사가 "사과요구 받은 적 없다"고 말한 것과 법무부 대변인이 "(성폭력 사실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모두 예상했던 일이다"라고 말했다.

서 검사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뜻이고 인사 불이익 관련해서는 검찰 인사가 워낙 비밀리에 이루어지고 일부 내부 사람들 만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사실 밝히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손 앵커가 "잘나가는 검사의 발목 잡는 꽃뱀이라는 얘기를 들었냐"고 묻자 서 검사는 "성폭력은 강간하는 성폭행과 강제추행, 언어적인 성폭력인 성희롱 3가지가 있다면서 검찰 내부에서 성추행 성희롱 뿐 아니라 성폭행도 일어난 적이 있으나 비밀리에 감춰졌다"고 폭로했다. 이어 "피해자가 있어 제가 함부로 얘기할 순 없지만 그런 일들에 대해 내부에서 남자 검사 발목잡는 꽃뱀이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손 앵커는 "이렇게 묻는건 틀려먹은 것이겠지만 검찰 내에 앞으로 있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질문했고 이에 서 검사는 "저도 현실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주위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도 근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아 고민중이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검찰에 계속 남아있기 힘든 상황까지 감수하고 서지현 검사가 공개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방송에 출연해 8년전 성폭력 당한 사실을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서 검사는 "성실히 근무만 하면 당당히 근무할 수 있을것이고 검찰 조직 개혁도 시간이 지나면 이뤄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피해자가 입 닫고 있으면 스스로 개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소신을 전했다.

두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가해자가 최근 종교에 귀의해서 회개하고 구원받았다고 간증하고 다닌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회개는 피해자가에게 직접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이유는 "범죄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잘못의 본질이 아니다. 그 얘기를 꼭 하고 싶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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