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살해·추행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은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복수, 자서전 집필 등 출소후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30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아동·청소녀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면서 “더 큰 피해를 막고 우리 사회에 믿음과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영학은 최후진술에서 “너무나 미안하다. 일평생 피눈물을 흘리며 학생(피해자)을 위해 울고 기도하겠다. 이 못난 아버지를 죽이고 딸을 용서해 달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영학의 변호인은 “지적능력이 평균보다 부족했으며 희귀병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친구와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며 “반성하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정에서 보인 눈물과 반성 뒤에는 추악한 이기심이 숨어 있었다.
동아일보는 31일 이영학이 옥중에서 가족과 법조인 등에게 보낸 100장 분량의 편지 20여 통과 청와대에 보낸 탄원서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감형 전략을 세우며 출소 의지를 다지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반성보다는 ‘복수’나 ‘출소 후 계획’을 언급했다.
이영학은 딸에게 “아빠 살려줘야 돼. 아가, 재판 때 우리 판사님한테 빌어야 해. (그래야)우리 조금이라도 빨리 본다”라 적으며 딸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조언했다. 또 “너무 걱정하지 마. 소년부 송치가 된다더라. 오히려 그곳은 메이크업, 미용 등 배울 수 있는 곳이야. 걱정하지 말고 기회로 생각해”라며 “할머니가 법원에서 이름 변경해 줄 거야”라고 개명을 암시했다.
딸에게 보낸 편지 중에는 “1년 정도 기다려. 우리가 복수해야지”라는 말도 있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고 2심에서 싸워 감형 받을 계획도 세웠다. 장애인 단체와 연계해 심신이 미약한 장애인이 저지른 범행임을 강조해 감형을 받으려는 것이다. 하지만 모친에게 보낸 편지에는 ‘심신미약’ 주장을 뒤집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모친에게 “약 먹고 했어도 알아. 나중에 (피해자 가족들과)합의도 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학은 피해자 아버지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어라"라는 알 수 없는 발언을 하더니 "(검찰 조사를 받을 때) 검사가 나를 때리려 하고 '가족들도 재판에 넘기겠다'고 협박했고, 눈물을 흘리면 '더러운 눈물 닦으라'며 휴지를 던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가 아내를 '창녀'라고 부르며 모욕했다. (조사실) CC(폐쇄회로)TV를 공개하고 검사에게 책임을 지게 해 달라"고도 했다.
이영학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고 검찰 측에 "제가 이영학에게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죄송하게 됐다"며 사과했다.
출소 이후의 삶도 계획하고 있었다. 이씨는 출소 후 푸드트럭을 운영하겠다고 밝혔고, ‘나는 살인범이다’란 제목의 자서전 집필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한편 이영학과 함께 구속기소 된 딸은 장기 7년에 단기 4형을 구형했다. 이들에 대한 성고공판은 다음달 21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30일 중학생 A(14)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했다. 다음날 낮 깨어난 A양이 소리를 지르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등으로 기소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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