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선 가지않는 중소형 비행기… 미국 독자제재 의식해 유럽산 선택

입력 2018-01-31 19:27  

평창올림픽 D-8

왜 아시아나 A321 타고 갔나



[ 김채연 기자 ] 남북한 스키 공동훈련을 위해 31일 오전 10시40분께 강원 양양공항에서 이륙해 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향한 항공기는 아시아나항공의 A321(175석 규모·사진) 기종이다. 한·미 양국은 이날 오전까지도 ‘북한을 거친 항공기는 180일간 미국에 들어갈 수 없다’는 지난해 9월 발효된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위반 여부에 대해 확정 짓지 못했다. 불과 출발 1시간여를 앞두고 이 항공기에 한해서만 대북제재 조항 예외로 하는 방안에 한·미가 극적 합의하면서 전세기를 통한 방북이 성사됐다.

정부는 당초 방북 항공기 선정을 위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 여러 항공사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노선에 취항하는 항공사들은 미국의 독자 제재 조항으로 인해 미국 노선 영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해 전세기 대여를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방북 항공기로 최종 선정된 A321 기종은 프랑스 에어버스사가 제작한 중소형 비행기로, 좌석이 최대 200석을 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주로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노선에만 사용된다. 장거리 노선인 미국 노선에는 이 항공기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이 제재를 가하더라도 실효성은 없었던 셈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미국의 보잉사가 만든 해당 기종과 비슷한 항공기를 보유했음에도 유럽산 항공기를 선택한 것은 미국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이날 오전 양양공항에서 갈마비행장으로 향한 전세기 편명은 1358편이다. 이 항공기는 원산에 머물지 않고 우리 측으로 바로 귀환해 인천공항으로 돌아갔다. 1일 오후 우리 측으로 귀환하는 우리 선수들과 북측 대표단을 태우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갈마비행장으로 이동하는 전세기도 같은 항공기로, 편명은 1388호다.

통일부는 이날 전세기 방북과 관련한 미국과 대북제재 협의 문제에 대해 “미국의 우려도 있었고 항공사의 우려도 있었다”면서 “이 건에 한해 제재가 저촉되지 않도록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이해해 주면 된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정부는 미 독자 제재로 인해 우리 기업이 영향을 받는 일이 없도록 미국의 제재에 예외를 허가받는 절차를 미 재무부와 원만하게 진행했다”며 “정부는 대북제재의 틀을 준수하는 가운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관련 제반 사항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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