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북한 열병식 날 미국·중국 대표 만나는 문재인 대통령

입력 2018-02-04 17:36   수정 2018-03-19 11:52

주용석 경제부 차장


이번주 관전 포인트는 평창 동계올림픽(9일 개막) 전후로 이어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올림픽 외교’다. 올림픽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에선 도시국가 간에 수시로 전쟁이 벌어졌지만 올림픽 기간에는 전쟁을 멈췄다. 올림픽이 평화의 상징이 된 이유다.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 체제로 가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폭풍 전야의 고요에 그칠지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를 넘어 북·미 대화가 열리길 원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돼 우리 정부의 아그레망(임명 동의)까지 받은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가 ‘트럼프 정부의 코피 작전(대북 선제타격)에 반대해 낙마했다’는 관측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미국 정부 인사가 “정책 이견 탓이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차 교수가 낙마 직후 워싱턴포스트에 코피 작전에 반대하는 칼럼을 게재한 만큼 의구심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올림픽 개막 하루 전날인 8일 건군 7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열 예정이다. 여기에는 5만여 명이 동원되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 최신 무기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은 ‘최대 대북 압박’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지난 1일 “(열병식이)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올림픽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아느냐”고 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같은 날 한 행사에서 평창올림픽 참석에 대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장 자격으로 평창을 방문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8일 펜스 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한정 정치국 상무위원)를 잇따라 면담한다. 9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이 이들과 어떤 얘기를 나눌지, 이들이 북한 열병식과 평창 이후 한반도 상황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북한도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한 만큼 누가 대표단장으로 평창을 찾을지, 남북간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지도 주목받고 있다.

5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2심) 선고 공판이 열린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삼성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도와달라는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의 딸 정유라 씨와 미르·K스포츠재단 등을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중견기업 비전 2280’을 발표한다. 2022년까지 매출 1조원 이상 혁신형 중견기업 80개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지원으로 매출 1조원 이상 중견기업을 수십 개씩 키울 수 있느냐’는 회의론도 많다.

6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월 회의록이, 8일에는 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가 공개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전망(올해 최대 3회)보다 빨라질 것이란 관측으로 지난 주말 국내외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도 주목받고 있다.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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