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채용비리·지배구조 조사 여파…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사업 인가 더 늦어질 듯

미래에셋·삼성·KB증권도 '감감'
당분간 한투증권 독주 이어질 듯


[ 김우섭 기자 ]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NH투자증권의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 획득이 상당 기간 늦춰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NH농협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 걸쳐 채용비리가 있었는지, 지배구조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가 나온 뒤 NH투자증권에 대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의 지분 49.1%를 갖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4일 “금융권 전반에 걸쳐 지배구조 문제 등을 조사 중인데, 결과가 나오기 전에 NH투자증권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내주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인가 작업을 다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선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채용비리 혐의가 무혐의로 결론난 데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악영향을 줄 만한 제재 이력 등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NH투자증권에 대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상당 기간 미루기로 함에 따라 발행어음 시장에선 한국투자증권의 독주체제가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5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서 발목이 잡혔다.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이 사실상 대주주로 간주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심사가 보류됐다.

KB증권은 현대증권 시절 자전거래(2개 이상의 내부 계좌로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는 행위)로 1개월 영업정지(2016년 5월26일~6월27일) 제재를 받은 게 문제가 돼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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