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급 대표단 단장 맡은 김영남 9~11일 방남

입력 2018-02-05 01:32   수정 2018-02-0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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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목상 대외적 수반… 미국 펜스 부통령 만날지 주목

청와대 "대화 시발점 되길 희망"
90세 고령 '얼굴마담' 분석도



[ 이미아/김채연 기자 ] 북한은 4일 저녁 늦게 우리 측에 통지문을 보내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고 단원 3명, 지원 인원 1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이 오는 9~11일 방문할 계획임을 알려왔다. 북측은 단원 3명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통일부 당국자는 전했다. 단원 중 북한에서 명실상부한 2인자로 떠오른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포함됐을지도 주목된다.

김영남 위원장은 북한의 명목상 대외적인 수반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부터 형식적으로 북한을 대표해왔다. 2016년 김정은이 노동당 위원장과 국무위원장 등에 선출되면서 김영남 위원장의 2선 후퇴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그해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상임의장으로서 건재를 과시했다. 최 부위원장과 함께 북한의 2~3인자로 꼽힌다. 김영남 위원장이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유엔 등의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은 점도 단장으로 선임된 이유로 꼽힌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격으로 방남했던 최 부위원장이 단원에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대표단 방문 여부와 관련해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대통령이 관심을 두는 사안인 만큼 통일부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접촉하지 않겠느냐”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 모멘텀이고 북·미 대화의 시발점이 되길 바라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라 급은 높을수록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접촉 가능성과 관련해 그는 “지금은 서로 탐색하는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정부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기회가 열려 그 마당에서 긴장을 해소할 모멘텀을 확보하고 북·미 대화를 시작할 단초와 계기, 시발점을 마련하고자 하는 희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아직 제재와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태도에 변화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이 닫힌 것은 아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3주에 가까운 체육행사라 해도 26개국 정상이 참가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국가수반이 오기 때문에 그들이 빚어내는 정치적 역동성이 있지 않겠나. 그 속에서 물꼬나 단초가 열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열린 ‘미국 우선주의 정책’ 관련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길이 끝나가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과 미국에 대한 위협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용해 김여정 등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의 방남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은 크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김영남 위원장이 형식적으로는 북한을 대표하고 있지만 올해 90세인 그가 ‘얼굴마담’에 그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아/김채연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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