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주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에 따른 조정장에서도 급등, 1주당 1500달러에 근접했다. 상장 이래 최고가(장중 1498달러)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 미국의 4차산업을 주도하는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중에서도 시가총액(주식을 시가로 표시한 금액) 증가율이 가장 높다.
온·오프라인 시장을 압도하는 경쟁력으로 아마존이 몸값을 불리자 '한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신세계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아마존은 전날보다 2.87% 오른 1429.95달러에 장을 마쳤다. 아마존은 장중 한때 1498달러(7.77%)까지 치솟아 주당 15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아마존의 이날 급등세는 4분기 실적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매출과 이익 모두 금융시장의 당초 예상치를 웃돈 데다 분기 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증가율은 38%에 달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이 전년보다 44% 급증했으며 홀푸드 인수 이후 식품 부문 역시 호조를 보였다"며 "광고사업의 경우 북미 지역의 매출 성장이 눈에 띄게 좋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기술주를 대변하는 'FANG'은 지난해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서 주가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며 "아마존의 경우 'FANG' 중에서도 가장 가파르게 시가총액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도 "북미지역 내 영업이익률(OPM)이 전년 동기보다 오른 것은 물동량 증가로 물류자산 효율성이 상승(매출 42.2% 상승·배송비용 28.1%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러한 가운데 아마존의 이 같은 성장세를 통해 신세계그룹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아마존은 압도적인 온라인 유통업자로서 입지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는 곳인데 반해 신세계그룹은 압도적인 오프라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26일 온라인 신설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이를 위해 해외투자자들로부터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유통 담당 연구원은 "신세계 그룹의 온라인 사업 가치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1조원대 투자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성장 가능성과 함께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 온라인 시장에서도 신세계그룹이 유통 트렌드를 주도할 가능성에 대한 화답"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온라인 신설법인의 향후 행보는 아마존의 현재에서 엿볼 수 있다"며 "온라인 시장에서 물류 경쟁력이 필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신설법인의 방향성은 물류 경쟁력을 기반으로 삼아 오프라인 시장까지 진격 중인 아마존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 신설법인은 최상의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한 물류 경쟁력 확보와 마켓 플레이스 기업 인수를 통한 온라인 시장 내 점유율 확보를 우선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확고한 오프라인 시장을 확보한 독보적인 온라인 기업의 등장이라서 기존 마켓플레이스 기업과 오프라인 업체 모두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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