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장벽 넘는 기업들] 롯데그룹, 세계로 뻗는 롯데면세점… '세계 1위' 도전장

입력 2018-02-05 16:22  

[ 안재광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15년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롯데가 삼성전자와 같이 세계 1위에 올라설 수 있는 사업이 면세점”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듬해인 2016년 47억8000만유로(약 6조1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스위스 듀프리에 이어 글로벌 2위(영국 글로벌 관광·유통 전문지 무디다빗리포트)에 올랐다. 그 전해 3위에서 한 단계 상승했다.

이런 상승세는 작년에도 이어졌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롯데면세점은 선전했다. 작년 매출 6조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쇼핑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화점·마트·쇼핑몰 등 유통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롯데는 면세점에 유통 노하우를 쏟아부었다. 명품 브랜드 유치, 관광 및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 개발, 멤버십 및 할인 등 모든 면에서 앞서갔다. 서울 소공동 본점은 방문객이 특히 많아 ‘바닥이 안 보일 정도’라는 얘기를 듣는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2012년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점을 개점하며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듬해인 2013년 6월 자카르타 시내점을 열었고, 같은해 7월에는 미국 괌 공항점을 냈다. 이후 일본 간사이공항점, 도쿄 긴자점, 태국 방콕 시내점 등을 추가로 열었다.

해외 사업은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도쿄 긴자점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60%에 달했다. 도쿄 긴자점은 일본 시장의 특징을 살려 소비세뿐 아니라 관세까지 면제받는 사전 면세점(duty free)과 구매 후 소비세를 환급받는 사후 면세점(tax free)을 동시에 운영했다. 일본 화장품과 인기 의약품 위주로 상품을 구성했다.

베트남 다낭 공항점은 해외 진출 첫해에 흑자를 냈다. 베트남에선 공항 면세점 외에 나트랑과 다낭 시내 면세점 설립도 추진 중이다. 하노이 호찌민 등 베트남 주요 도시에 추가 출점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최대 면세 사업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가 작년 10월 베트남 다낭 공항점을 방문해 직접 준비 상황을 챙기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은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외국인 관광객 1700만 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공항 면세점 입찰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 시내면세점을 발굴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이 화두다. 장 대표는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세계적 면세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통해 국내 면세점의 글로벌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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