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 한계 문제 해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으면서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미래 먹거리 투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부회장은 곧장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 2선에 물러나 있으면서 향후 경영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이재용 부회장은 항소심 선고 재판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으면서 구속 1년 만에 석방됐다.
지난해 2월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시작된 ‘총수 부재’는 같은 해 8월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후 ‘옥중 경영’으로 이어졌다.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된 이유는 글로벌 IT기업들이 AI(인공지능), l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미래 먹거리에 인수합병 및 대규모 투자를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반면 삼성은 2016년 11월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후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컸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면 그룹 총수의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옥중경영으로 인한 의사결정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들도 불안감을 내비쳤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를 ‘선단장 없는 선단’에 비유하며 “일개 배의 선장은 내가 맡고 있는 부문은 가능해도 전체 사업구조 재편이나 M&A(인수합병)는 할 수 없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올해 1월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무리 경기가 좋아도 경영에는 쉬운 것이 있겠나”라며 이 부회장의 장기간 공백을 돌려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긍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재판부의 판단은 묵시적 청탁에 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며 “이 부회장이 당장 경영일선에 복귀는 힘들지만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 국내보다는 글로벌 경영을 우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구속 전에도 미국 선밸리 콘퍼런스 출장은 물론 해외에서 삼성을 방문하는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을 만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 때문에 구속 중에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의 상임이사직 임기 연장도 사실상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까지 가야 하는만큼 활동에 제약은 불가피하지만 해외 투자에 대해서는 꼼꼼히 챙겨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장초반 2% 가량 하락했지만, 이 부회장의 석방 소식에 0.46%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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