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공세에 미국 증시도 '멀미'… 장중 한때 82P 급락

입력 2018-02-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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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폭락

코스피 1%대 하락 '선방'
1주일 새 시총 83조 증발
외국인 매도 지속했지만 기관·개인이 물량 받아
오후 들어 빠르게 낙폭 줄어

향후 전망은 엇갈려
"실적 좋아 단기조정 그칠 듯"
vs
"당분간 반등 힘들 수도"



[ 윤정현 기자 ]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공포와 미국 증시 급락 여파가 한국 주식시장을 덮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공세로 코스피지수는 6일 2450선으로 내려앉았다. 지난달 29일 2598.19(장중 2607.10)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불과 6거래일 만이다. 오전 한때 3~4%대까지 빠졌던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오후 들어 빠르게 낙폭을 줄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주식시장이 주요국보다 저평가돼 있는 데다 최근 미국 시장에 한발 앞서 조정을 받으면서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1주일 새 시총 83조원 증발

이날 코스피지수는 38.44포인트(1.54%) 내린 2453.31에 장을 마쳤다. 오전 한때 82포인트 떨어진 2409.38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강한 회복력을 보였다. 외국인(2812억원)은 지난달 30일 이후 6거래일 연속 대량 매물을 쏟아냈다. 기관(1202억원)과 개인(1564억원)의 ‘사자’ 주문이 추가 하락을 막았다.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유가증권시장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이후 최근 6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144.88포인트 빠졌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82조9935억원에 이른다.


이날도 삼성전자(-1.04%) 현대자동차(-0.94%) 포스코(-1.70%) 등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 종목이 하락했다. 상위 100개 종목 중 ‘빨간불(주가 상승)’이 들어온 종목은 삼성SDI(1.14%) 이마트(0.35%) 롯데쇼핑(1.59%) 9개뿐이었다. 하락한 종목이 885개로 상승 종목 315개의 두 배를 웃돌았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39.22% 급등한 22.61에 마감했다. 코스피200 옵션가격을 토대로 미래 지수의 변동 정도를 예측하는 지표로, 코스피지수가 급락할 우려가 클수록 상승폭이 커진다.

코스닥시장의 출렁임은 더 컸다. 전날(-4.59%)에 이어 장중 5% 가까이 추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크게 줄이며 약보합(-0.01%)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거래일간 이어진 외국인(12억원 순매수)의 순매도가 멈춘 데다 기관(758억원)이 ‘사자’에 나선 덕분이다.

◆“주요국 지수 중 저평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여전히 양호하고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급격히 나빠진 것도 아닌 만큼 일시적인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계속 오르기만 한 미국보다 많이 뛰지도 않았고 크게 조정받을 악재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금리인상 우려가 불거졌지만 기업들의 실적 자체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 회복 추세에 변함이 없고 기업들의 실적 흐름도 좋다”며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 1배 수준인 2450선이 무너진 만큼 저가 매수 기회를 찾을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는 미국 등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 비해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1배로, 주요국 지수 중 유일하게 10배를 밑돌고 있다. 미국 S&P500(17.3배)과 일본 토픽스(14.8배)뿐 아니라 인도네시아(18.3배), 중국 상하이A(13.4배)에도 못 미친다. PER이 낮을수록 실적에 비해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 1분기 기업 실적을 확인한 뒤 투자 전략을 세워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을 내놓는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조정 속도가 빠르고 폭도 예상보다 깊다”며 “회복하는 데 한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1분기 실적시즌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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