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의 경제 실현이 목표
현대·기아차가 부품 공유하듯
'농기계 심장' 트랜스미션 공유해
원가 최대 5%까지 절감 계획
충성 고객 많아 '따로 또 같이'
인도 마힌드라가 눈독 들이자
공격적으로 국제종합기계 인수 나서
제품군 늘려 수출 비중 확대
[ 이우상 기자 ] 동양물산이 자회사인 국제종합기계와 농기계 주요 부품 생산, 연구개발(R&D)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내세워 생산 원가를 최대 5%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은 6일 “동양물산과 국제종합기계를 합병하지 않고 경쟁과 협력을 통해 각자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겠다”며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처럼 서로 부품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국제종합기계 인수로 시장 1위
동양물산은 오랫동안 국내 농기계 시장 3위에 머물렀다. 2016년 4위였던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두 회사의 매출 합계는 2016년 기준 5664억원으로 시장 1위인 대동공업(4637억원)을 넘어섰다. 인수 후 두 회사가 합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 회장은 그러나 합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제종합기계는 업력 50년이 넘도록 브랜드 가치를 지켜온 회사”라며 “두 회사 모두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합병 없이 따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양물산이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한 것은 인도 마힌드라가 이 회사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힌드라는 인도 내수시장에서만 트랙터를 포함한 농기계 27만 대(2016년 기준)를 판매했다.
동양물산은 연간 생산량 1만8000여 대 중 1만 대가량을 마힌드라에 수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마힌드라가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하면 수출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어 국제종합기계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엔진과 미션에서 시너지
동양물산과 국제종합기계는 먼저 엔진과 트랜스미션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자동차, 독일 폭스바겐그룹이 플랫폼을 공유하는 것처럼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공동으로 대량생산하기로 했다. 국제종합기계는 국내 농기계 기업 중 자체 디젤엔진을 보유한 유일한 회사다. 이전까지 동양물산은 물론 대동공업 등 경쟁업체들도 디젤엔진을 해외 기업에서 수입했다. 그러나 국제종합기계와의 공동 생산으로 엔진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국제종합기계가 엔진에 강점이 있다면 동양물산은 미션 부문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동양물산은 130마력 트랙터용 미션 기술을 2014년에 마힌드라에 439만달러를 받고 이전해준 경험이 있다. 김 회장은 “농기계에서 가장 복잡한 부품이 트랜스미션”이라며 “두 회사가 트랜스미션을 공동으로 생산하면 국제종합기계의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연구개발 또한 국제종합기계와 공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제품 다양화로 승부수
김 회장은 제품군을 다양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동양물산은 2013년 국내 최초로 150마력 트랙터를 개발해 출시했다. 무게가 1~2t에 이르는 건초더미를 옮기는 등 축산업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국내 경쟁사들의 최대 출력 제품은 130마력이다.
고출력 트랙터에 이어 동양물산은 트랙터와 지게차를 결합한 새로운 농기계를 올 하반기에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에 있던 제품을 부분 개선하는 것으로는 시장 판도를 뒤흔들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새 제품은 평소에 트랙터로 쓰다가 건초더미 등을 옮길 때는 지게차로 이용할 수 있다. 이땐 의자를 180도 돌려서 차량 뒤편에 있는 지게팔을 조종한다. 전기로 작동하는 지게차 생산도 준비 중이다.
수출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지금은 인도 마힌드라를 통한 수출이 대부분이지만 국제종합기계와 협업을 통해 중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으로 신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52 대 48인 내수·수출 비중을 올해 48 대 52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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