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출하량 늘리며 선두 굳건
삼성, 작년 4분기 아마존에 2위 자리 뺏겨
글로벌 태블릿 시장이 3년 연속 역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애플과 삼성전자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은 시장 선두 자리를 확고히 다지는 반면 삼성전자는 2위 자리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7일 시장조사기관 IDC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태블릿 출하량은 1억6350만대에 그쳤다. 이는 1억7490만대가 출하됐던 지난해보다 6.5% 감소한 수치다.
애플은 지난해 태블릿 시장에서 전년 대비 2.5% 증가한 4380만대의 아이패드를 출하하며 1위를 차지했다. 2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세계에서 팔린 태블릿 4대 중 1대를 책임졌다.
애플을 비롯해 아마존, 화웨이 등 상위권 제조사들의 선전 속에 유독 삼성전자의 부진이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2위를 간신히 유지했지만 다른 제조사들에게 위협 받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490만대의 태블릿을 출하했다. 2016년 2660만대보다 6.4% 줄었다. 이에 비해 아마존은 출하량이 1210만대에서 1670만대로 증가해 1년전보다 무려 38% 늘었다. 화웨이도 출하량 1250만대로 전년대비 28% 늘었고 시장 점유율 7.7%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위권 제조사들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내세워 경쟁력을 강화했다. 애플은 가격을 대폭 낮춘 '반값' 아이패드로 판매량을 늘렸고, 아마존은 가성비 높은 저가형 태블릿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서 애플에 밀리고, 저가형에서는 아마존에게 치였다. 프리미엄 제품인 '갤럭시북'과 저가형 제품인 '갤럭시탭A, E' 시리즈가 나란히 경쟁작에 밀려 고전했다.
정작 문제는 올해부터다. 1위인 애플을 차치하더라도 나머지 상위권 제조사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위기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700만대의 태블릿을 출하하는데 그쳤다. 전년 대비 100만대 줄어든 수치다. 점유율도 14.9%에서 14.1%로 낮아지면서 아마존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아마존은 태블릿 770만대를 출하하고 15.6%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파죽지세로 치고 올라왔다. 아마존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무려 50% 이상 증가했다.
4위와 5위인 화웨이와 레노버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화웨이는 350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7.7%를 기록했으며 레노보는 310만대를 판매하며 점유율 6.2%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인 탈착식 태블릿도 생산하고 있지만 A, E시리즈 등 저가 제품에 의존도가 높다"며 "추격하는 제조사들이 가성비 높은 제품에 집중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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