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자판기 왕국'서 입지 좁아지는 음료 자판기

입력 2018-02-07 10:57   수정 2018-02-07 11:38


‘자판기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자판기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음료자판기 숫자가 빠르게 줄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음료 업체들이 오랫동안 끌어왔던 ‘자판기 대수 지상주의’를 포기하고 수익성 위주로 경영전략을 바꾼 영향이라고 합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요 도시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음료 자판기가 속속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합니다. 음료 업체들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힘든 야외 지역에서 자판기 철수를 잇달아 진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음료 업체들은 대신 실내 자판기 설치를 늘리고 있지만 전체적인 대수 감소 흐름은 막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자동판매시스템산업협회에 따르면, 일본 전역의 음료 자판기 설치대수는 2005년 267만대를 정점으로 감소세가 계속됐습니다. 2016년에는 247만대로 피크 대비 20만대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16년의 자판기 음료 매출은 약 2조엔(약 19조7578억원)으로 2000년에 비해 30%가량 감소했습니다.

과거에는 음료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자판기 수를 늘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싸움을 했지만 최근들어선 자동판매기 당 이익률이 중시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린그룹, 코카콜라재팬 등 음료업계 관계자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무익한 기계는 적극적으로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편의점, 커피전문점, 인터넷 쇼핑몰 등 음료자판기의 경쟁자가 계속 늘어난 점도 자판기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자판기만의 매력’을 개발하는 것이 자판기 생존의 관건이라는 인식이지만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쉬워보이진 않습니다.

어느덧 일본 시장에서 자판기가 ‘왕국을 잃어버린 리어왕’과 같은 모습이 되고 있습니다. ‘자판기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 대한 고정관념도 조만간 희미한 과거의 이미지가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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