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관계자,"계약금만 주고 회생채권 사들이는 행위, 회생절차 제도 취지와 달라"
비대위 기존 경영자의 헐값 인수 돕는다는 의혹도 제기돼
큐캐피탈發 대출금 회수시 부동산 신탁 공매 유력...골프장 운영 중단 위기
≪이 기사는 02월07일(13: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경기관광개발(블루버드CC) 인수가 일부 회원들의 반대에 좌초될 위기에 놓여있다. 매각이 무산될 경우 회생 채권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회원들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예정된 블루버드CC 2•3차 관계인집회를 앞두고 일부 회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큐캐피탈에 매각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 회생채권 매집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매각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66.7%의 찬성을 받아야하는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최대 40%까지의 회생채권을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대위가 회생채권을 사들이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비대위는 회생채권액의 10% 안팎의 계약금만 주고 위임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잔금 납입일자가 21일 이후로 예정된 경우도 있어 소유권이 확실히 넘어가지 않은 회생채권이 관계인집회에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조계 관계자는 “만일 관계인집회가 끝난 후 잔금 납입이 안되면 회생채권자는 권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손해도 입게 된다”며 “회생절차는 채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적 절차인데 이런 불완전한 회생채권 매매가 일어나는 것은 회생절차 본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매각을 무산시키고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11월에 한차례 회생계획안을 제출했지만 법원에서는 수행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비대위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배제하였다. 당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비대위는 회생채권의 19%를 현금변제하고 남은 81%는 출자전환한다고 명시했다. 현금변제 계획은 10년에 걸쳐 매년 1.9%씩 갚기로 했다. 출자전환한 지분은 50대 1의 감자를 실시한다고 예고했다. 이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10억원의 회생채권 중 1억9000만원은 매년 1900만원씩 현금으로 받게 된다.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의 가치는 8억1000만원에서 1620만원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비대위가 지난해 이 같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한데는 기존 대주주였던 이영규 우영메디칼 대표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겠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비대위에서 블루버드CC의 경영 악화에 책임이 있는 이 대표 등 기존 경영진을 유임시키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 등 기존 경영진의 골프장 재인수 가능한 방안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비대위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블루버드CC의 100% 지분 가치는 50억원 수준으로 낮아진다"며 "이는 기존 경영자를 포함해 누구라도 매우 저렴한 가격에 블루버드CC를 살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법원에서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해 비대위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배제 결정을 내렸다"면서도 "매각이 무산될 경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다른 법원을 찾아가 이와 유사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매각이 무산될 경우 큐캐피탈이 블루버드CC의 채무 변제를 위해 긴급하게 제공했던 120억원의 대출을 회수하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큐캐피탈은 대출을 제공할 때 골프장 핵심 자산인 부동산을 담보로 잡았다. 큐캐피탈에서 대출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 신탁채권을 공매처리할 경우 기존 회원들의 변제율은 한 자리수로 떨어지게 된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2014년 쌍데힐CC 매각이 무산된 이후 SG그룹이 부동산 신탁 공매를 통해 골프장을 인수했는데 회원들의 변제금액은 0원이 됐다"며 "4년동안 법정 공방 중인데 블루버드CC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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