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먹고사는 일이 곧 문명… 굶주림이 발전 이끌었다

입력 2018-02-08 18:54  

문명과 식량

루스 디프리스 지음 / 정서진 옮김 / 눌와 / 364쪽│1만6000원



[ 마지혜 기자 ] 인류 문명의 역사를 설명할 도구는 다양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무기와 병균, 금속이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사피엔스》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지혁명과 농업혁명, 과학혁명 등을 이정표 삼아 인류 문명사를 풀어냈다.

‘식량’도 분석의 열쇠다. 역사를 통틀어 인간은 늘 굶주림의 위협 속에 살아왔다. 배를 채우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 고민에서 꽃핀 창의성은 문명의 원동력이 됐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생태학과 지속가능발전을 가르치는 루스 디프리스 교수는 《문명과 식량》에서 인류가 먹고살기 위해 해온 시행착오와 혁신의 역사를 추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흔히 문명을 문화와 기술에만 국한해 생각하는데 인간의 창의성이 자연과 결합한 산물로도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류가 더 좁은 땅에서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자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문명이 발전했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 멀리 보면 인간이 정착생활을 시작한 뒤 노동 부담을 덜고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동물을 길들인 것도 혁신이다. 산업혁명 이전 각 가정에서 인분을 모아 농부에게 전해주던 ‘분뇨수거인’들은 땅의 비옥함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문명의 운명을 크게 바꾼 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다. 가축과 작물의 종자 거래가 열리고 전 세계 식단이 달라졌다. 물론 해로운 질병도 대륙을 넘어 영역을 넓혔다. 더 많은 식량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은 땅의 양분을 고갈시켰다. 그러자 인간은 질소 비료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더 많은 식량이 생산됐지만 호수가 오염되고 전 세계 바다에 ‘데드존’이 생겼으며 대기 온실가스 농도는 높아졌다.

유전자적으로 동일한 작물을 재배하게 된 인류는 유해 동물을 박멸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20세기 중반 ‘기적의 살충제’ DDT가 나왔다. DDT는 발진티푸스와 말라리아의 유행을 막았다. 그러나 토양에 살포된 DDT는 인간의 경련, 마비, 죽음을 초래하기도 했다.

성장의 절정에서 ‘지구의 반격’을 맞은 요즘, 많은 사람은 문명의 위기를 말한다. 저자는 인류가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리 인간 종은 지구의 산물을 변형하는 주기 속에 있다. 이 주기는 끝없이 반복돼 왔다. 앞으로도 더 많은 한계와 해결책이 나타날 것이다. 인류는 지금 우리의 창의성에서 비롯된 거대한 변화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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