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 수속·현금 인출·범인 체포까지… 중국 일상으로 들어온 '얼굴인식 기술'

입력 2018-02-08 19:46  

[ 강동균 기자 ] 중국 허난성 중부 정저우시 고속철도역에 배치된 경찰은 ‘춘윈(春運: 춘제 연휴 특별수송 기간)’을 맞아 이달 1일부터 최첨단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안경을 끼고 근무하기 시작했다. 혼잡한 기차역 내에서 범죄자를 소탕하기 위해서다. 이 안경은 0.1초 만에 1만 명의 얼굴을 스캔할 수 있다. 스캔한 얼굴은 안경과 연결된 태블릿 기기로 전송되고 경찰은 이를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얼굴과 대조한다.

중국에서 얼굴 인식 기술이 일상생활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치안을 비롯해 여행, 쇼핑, 은행 업무에까지 활용되면서 얼굴 인식 시스템이 중국인의 일상생활 일부로 자리잡았다고 8일 보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주요 공항과 기차역은 얼굴 인식 검표 장치를 도입했다. 항공권이나 기차표가 없어도 신분증만 있으면 탑승 수속을 끝낼 수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인터넷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얼굴 인식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오상은행은 약 1000대의 현금입출금기(ATM)에서 고객이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얼굴 인식을 통해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에서 얼굴 인식 시스템이 급속히 확산되는 이유는 미국 등 서구 국가와는 달리 사생활 침해 우려가 제기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사생활 보호보다는 사회 통제와 치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중국 국민도 대부분 이를 큰 불만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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