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내 DNA 사고 판다...하버드대 교수가 창업한 스타트업 화제

입력 2018-02-09 17:00   수정 2018-02-09 23:05


인간게놈(유전자 정보)프로젝트의 ‘대부’로 불리는 조지 처치 하버드대 의대 교수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창업해 화제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는 9일 처치 교수가 개인 유전자 정보를 암호화폐로 사고 팔 수 있는 스타트업인 ‘네뷸라 제노믹스’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처치 교수는 1984년 세계 최초로 인간 유전자의 염기 서열을 결정하는 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1990년 시작된 인간 유전자 정보 해독 연구인 ‘인간게놈프로젝트’에서 최초로 사용됐다.

네뷸라 제노믹스는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블록체인에 저장한다. 소비자는 이 회사가 발행한 ‘네뷸라 토큰’을 구매해 유전자 정보 분석을 받을 수 있다. 생성된 유전자 정보는 암호화폐에 저장된다. 암호화폐를 이용해 소비자는 유전자 정보를 직접 제약회사나 연구소에 판매할 수 있다.

유전자 정보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23앤드미(23andME)나 앤세스트리디엔에이(AncestryDNA)와 같은 기업은 검사한 개인들의 유전자 정보를 직접 소유하면서 제약업체와 연구소 등에 거액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네뷸라 제노믹스는 암호화폐 백서를 통해 “개인의 유전자 정보 권리를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돌려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는 유전자정보 판매를 통해 개인이 수익을 얻음으로써 유전자 해독을 대중화할 수 있고, 희귀병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 유전자 정보 해독 비용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네뷸라 제노믹스는 현재 비용이 1000달러 수준이며 앞으로 10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카말 오바드 네뷸라 제노믹스 공동창업자는 “유전자 해독 비용이 점점 낮아지면서 더 많은 유전자 정보 구매자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유전자 연구의 규모가 확대되면 네뷸라 토큰 구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크런치는 “엔크립젠, 루나디엔에이, 제놈 등과 같은 기업도 개인이 유전자 정보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네뷸라 제노믹스와 같이 전체 유전자 정보를 해독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없다”고 보도했다. 네뷸라 제노믹스는 수 개월 내로 개인들이 유전자 정보를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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