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역적자 17%나 감소
'FTA 개정' 반박할 근거 생겨
[ 김일규 기자 ] 지난해 미국의 대(對)한국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주요 교역국 중 가장 큰 폭(17%)으로 감소했다. 한국의 대미(對美) 무역흑자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무역적자가 늘었으니 협정을 고쳐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미국 상무부의 ‘2017년 국가별 상품 교역 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한국에 482억7660만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출했고, 711억6410만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입했다. 수출은 반도체 장비, 액화천연가스(LPG), 육류 등을 중심으로 2016년 대비 14.1% 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수입은 같은 기간 1.8% 느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한(對韓) 상품 무역수지(수출-수입)는 228억8740만달러 적자로, 2016년 275억7180만달러 적자보다 17%(46억8440만달러) 감소했다. 한·미 관계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는 “지난해 미국의 전 세계 상품 무역적자는 2016년 대비 7.6% 늘었지만 한국과의 교역 추세는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 말했다.
미국의 지난해 무역적자 규모 상위 15개국 가운데 중국 등 10개국에 대한 적자 규모는 2016년 대비 커졌으며, 한국 등 5개국에 대한 적자는 줄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지난해 3752억2800만달러로, 2016년보다 8.1%(282억1200만달러) 늘었다. 멕시코(67억300만달러 적자 증가), 일본(3800만달러), 아일랜드(21억4500만달러), 이탈리아(30억7500만달러)에 대한 적자도 증가했다.
반면 한국(46억8440만달러 적자 감소), 독일(4억8400만달러), 말레이시아(2억1500만달러), 인도(14억4900만달러) 등에 대한 무역적자는 줄었다. 특히 대한(對韓) 무역적자 감소율과 감소액이 가장 커 한국은 2016년 미국의 무역적자 교역국 상위 7위에서 지난해 9위로 내려갔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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