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측정장비연구소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뇌파의 자기장을 읽어들이는 뇌자도 장치를 이용해 대뇌 피질에 있는 1차 체성감각 영역이 온도 감각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아냈다고 12일 발표했다.
사람의 오감 중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촉각은 통증을 인식하는 중요한 감각이다. 세포 밀도가 낮은 온도 신경은 작은 손상을 입더라도 가장 빨리 알아낼 수 있는 촉각 신경 중 하나다.
연구진은 뇌파 자기장을 측정하는 뇌자도 장치로 레이저로 통증이 없는 빛을 만들었을 때 순수 온도에서 두뇌 반응을 살폈다. 그 결과 대뇌 피질에서 촉각과 통각, 체감에 관여하는 체성감각 중 1차 영역이 순수 온도 자극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학계에선 이전까지 대뇌의 2차 체성감각 영역만이 순수 온도 감각을 처리한다고 알려져 왔다. 특히 온도 감각은 통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뉘는데 지금까지 1차 체성감각에서는 통증을 동반하는 뜨거움이나 날카로움, 차가움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순수 온도에서 따스함과 시원함을 인지하는데도 관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전 연구에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장치를 이용해 1차 영역도 관여한다는 가능성을 밝혀낸 적은 있지만 이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단위로 정의하지 못한 사람의 지각을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0년 국제도량형국 워크숍에서는 ‘불가능의 측정’을 주제로 기존 단위로 정의되지 않는 인간 지각의 측정과 해석에 관한 측정표준의 필요성이 강력히 대두됐다.
현재는 통증 강도를 측정할 때 환자가 직접 강도에 따라 1부터 10까지 말하는 원시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뇌자도는 두뇌의 실질적 반응을 살핀다는 점에서 언젠가 이런 설문을 대체할 객관적 지표가 될 수 있다. 뇌자도는 온도 자극이 있을 때 뇌에 자기장을 일으키는 정확한 신경 전류원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책임연구원은 “지금은 단위로 정의하지 못하는 인간의 감각을 표준화하는데 한 걸음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 분야의 국제학술지 ‘휴먼 브레인 매핑’에 지난달 24일 인터넷판에도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7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