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쑤공장 생산능력 3배로
연간생산 1만2000대 대형공장 변신
'일대일로' 정책에 선제대응
인도, 법인설립 후 지난달 최다 판매
올 매출 30% 늘려 3조 돌파 목표
[ 박재원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현대건설기계가 중국과 인도 공장을 대폭 증설한다. 과감한 투자 배경은 현지 건설기계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다.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신흥국 인프라 시장에 적극 진출해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전략이다.
◆중국 생산능력 3배로 확대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최근 굴삭기를 생산하는 중국 장쑤공장의 생산능력을 세 배로 키웠다. 이 공장은 당초 연간 7000대 규모로 꾸려졌지만 현지 판매가 주춤하며 연 4000대 체제로 운영돼 왔다.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급증하자 대규모 증설 계획을 세웠다. 기존 연 7000대 규모 생산라인을 정상화하고, 약 4000㎡ 부지에 5000대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라인을 깔았다. 이 덕분에 장쑤공장은 연 1만2000대를 제작할 수 있는 대형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이유는 중국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어서다. 중국 굴삭기 시장은 2016년 약 6만 대 규모에서 지난해 13만 대로 커졌다.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로 건설기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조사기관인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건설기계 시장은 올해 17만 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2016년엔 10만9000대에 불과했다. 업계에선 2021년 18만 대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건설기계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4013대를 기록했다. 중국 등 해외 판매가 고르게 늘면서 작년 실적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0%, 36% 증가한 2조5311억원과 137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업계 선두인 두산인프라코어도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도 현대건설기계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중국 현지에서 가장 높은 판매성장률을 달성했다. 현지 24개 업체 가운데 판매 순위는 단숨에 7위로 올라섰다. 지난 1월 판매량(541대)은 2년 전인 2016년 1월(144대)에 비해 252.7% 늘었다. 공기영 사장(사진)은 “한국 기업 중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인지도가 꽤 있다”며 “이번 증설로 현지 판매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도는 단계적으로 설비 확대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동시에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인도 공장은 2007년 공 사장이 직접 공장 설립을 주도해 애착이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시장은 2014년 연간 1만 대 수준에서 올해 2만8000대까지 커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현대건설기계는 인도법인 설립 이후 최다 판매 실적(2306대)을 거뒀다.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현지 공장 생산능력을 20%가량 확대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과 달리 기복이 심한 현지 사정에 맞춰 점진적으로 설비를 확충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30%가량 증가한 3조2834억원으로 잡았다. 2016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하기 전 실적(1조9527억원)을 2년 만에 1조원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원전 건설 중단 등으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줄어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신흥 시장은 인프라 수요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올해도 실적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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